일시 6월 3일 화요일 오후 2시
장소 코엑스 메가박스 M관
이 영화
<흑심모녀>는 세 모녀와 한 남자의 동거극이다. 치매에 걸려 애가 된 할머니 간난(김수미)과 억척스러운 과일장수 엄마 남희(심혜진), 그리고 아나운서를 꿈꾸며 엄마가 번 돈을 학원비로 빼돌리기에 바쁜 딸 나래(이다희)가 북적거리며 살고 있다. 어느 날 남희의 트럭에 치일뻔한 준(이상우)이 이 집을 찾아온다. 준은 어딘가 모자라지만 빼어난 외모를 가진데다 마술등의 잡기에 능한 남자. 잘생긴 오빠의 등장에 간난은 손뼉치며 좋아하고 나래는 낯설어하지만, 남희는 준을 불쌍히 여겨 그와 함께 과일장사에 나선다. 준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일이 많아지면서 남희는 점점 억청아줌마가 아닌 여자로서의 자신을 느끼기 시작한다. 하지만 아나운서로 향하는 길에 번번히 장애물을 만나는 나래와 그런 딸을 지켜보는 남희의 관계가 악화되면서 애꿎게도 불화의 화살이 준에게로 날아온다. 6월 12일 개봉
말X3
"<흑심모녀>는 진한 향은 없어도 애잔하게 뒤돌아 볼 수 있는 들꽃 같은 영화다. 나로서는 정말 오랜만의 정극인데 관객들이 더 큰 코믹을 기대하고 오셨으면 실망하실지도 모르겠다. 나로서도 뭘 좀 터트리고 싶었지만, 절제해야 하는 게 힘들었다. " 김수미
"보통 내 나이 정도면 초등학생이나 중학생 아이들을 둔 엄마 역을 맡기 마련인데 처음으로 다 큰 딸을 둔 엄마 역을 맡았다. 극중 남희가 나래를 18살에 낳았으니 별로 어색하지도 않았고 매우 편했다." 심혜진
100자평
제목이 안티다. <흑심모녀>의 원제는 <사랑을 배달합니다>였다. 극중 준이가 남희의 트럭에 그려주는 이 글귀는 준이란 캐릭터를 대변한다. 그처럼 <흑심모녀>는 한 남자를 놓고 모녀삼대가 쟁탈전을 벌이는 영화가 아닌, 한 남자로 인해 세 가족이 사랑을 되찾는 이야기다. 영화의 로맨스 또한 남희의 입장에서 묘사될 뿐이다. 다소 밋밋한 줄거리에, 맥락없는 유머들이 등장하지만 포복절도하고픈 코미디가 아닌 가족영화로 본다면 <흑심모녀>는 전원드라마로서 나름 충분한 의미(재미가 아닌)를 지닌다. 하지만 (아마도 마케팅의 측면에 교체했을) <흑심모녀>란 제목이 올해에 와서 뒤늦게 개봉해 흥행에 참패한 몇몇 코미디 영화들과 비슷한 이미지를 심어놓는 게 문제다. 물론 제목이 아니라 이야기의 밀도에 더 신경쓰는 게 좋을 법 했다.
- 강병진 <씨네21>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