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스 리뷰]
로맨틱한 액션 히어로 <인크레더블 헐크> 공개
2008-06-04
글 : 오정연

일시 6월4일(수) 오후 2시
장소 용산 CGV
개봉 6월12일

이 영화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관객들은 헐크의 탄생을 목격한다. 그것도 헐크의 시선으로. 직접 실험의 대상이 되었다가 녹색 괴물과 한몸에서 동거하는 신세가 된 브루스 배너 박사(에드워드 노튼)는 그날의 사고 이후 도망자 신세가 된다. 브라질의 음료공장에서 일하면서, 뉴욕의 ‘미스터 블루’와 교신하며 치료방법을 찾아헤매던 배너를 쫓는 것은 헐크를 신무기로 이용하려는 썬더볼트 장군(윌리엄 허트)과 그 부하들. 남미에서 시작된 여정이 대륙을 종단하여 캐나다에 도착하는 사이, 그는 옛사랑 베티 로스(리브 타일러)과 해후하고, 자기 안의 괴물을 제거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이지만, 무제한의 힘을 탐하여 스스로 괴물이 될 것을 선택한 진짜 괴물과 싸우기 위해 또 한번 변신을 감행한다.

100자평

<인크레더블 헐크>는 2003년 리안이 만든 <헐크>의 속편이 아니다. 캐릭터가 같다는 것을 제외하면, 같은 재료로 만든 다른 결과물이라고 봐야 맞다. 주연배우인 에드워드 노튼이 직접 각본에 참여한 <인크레더블 헐크>는 브루스 배너가 헐크로 변해 쫓기는 신세가 되는 과정을 순식간에 정리하며 시작한다. 영화는 천형을 등에 진 배너가 치료방법을 찾는 동시에 자신을 전쟁병기로 만들어 놓고도 "미국의 자산"이라며 쫓는 장군으로 도망쳐야 하는 처지에 주목했다. <헐크>가 괴물로 변하게 된 배너의 어두운 내면을 조명했다면, <인크레더블 헐크>는 괴물을 다스리고 제거하려는 배너의 노력을 보여주는데, 괴물이 되서도 흔들리는 눈망울을 가진 헐크에 효과적으로 동정표를 모으기도 한다. 연인 엘리자베스 로스, 힘을 탐해 자진해서 괴물이 되는 장교는 각각 내면의 헐크를 가라앉히고 불러내는 역할을 맡았다. 영화 초반, 포르투갈의 달동네에서 촬영된 액션 시퀀스가 볼만 한데 <본 얼티메이텀>에서의 긴박감 넘치는 추격전이 다시 한번 재현됐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관객과 팬이 반길 장면은 마지막 장면이 아닐까? 철갑옷을 입은 군수산업의 총아 토니 스타크의 등장으로, 마블이 만드는 다음 영화가 궁금하게 만들었으니.
안현진 <씨네21> 기자

박스오피스 참패와 팬들의 비난까지 감내해야했던 이안 감독, 에릭 바나 주연의 <헐크> 이후 5년만에 귀환한 헐크는 여러모로 전작을 염두한 흔적이 역력하다. ‘인크레더블 헐크’라는 제목이며, <도망자>를 연상시키는 구조, “헐크가 때려부순다”(Hulk smash!)는 대사, TV 시리즈에서 헐크를 연기했던 배우의 카메오 출연, 액션을 신경쓴 비교적 빠른 전개 등은 원작 코믹북과 TV 시리즈의 연결과 여름 블럭버스터의 면모를 강화한 결과물. 예상외로 로맨틱하고 생각보다 유머러스한 면모는 후반부에 드러나는 시나리오 상의 결함을 상쇄시킨다. “그런 파워를 억누르며 사는 사람이 이렇게 얌전한 외모를 가졌다니”라는 영화 속 누군가의 대사가 완벽하게 어울리는 에드워드 노튼의 캐스팅과 킹콩을 능가하는 헐크의 눈빛 연기는 최고의 수훈감.
오정연 <씨네21> 기자

속편의 규칙 하나. 전편보다 스케일이 커져야 한다. <인크레더블 헐크>는 언뜻 보기에는 규칙을 충실히 따른 속편으로 보이지만, 이안의 영화와는 차별화를 둔 별개의 영화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 탓인지 헐크의 신체적 능력과 싸이즈가 대폭 감소를 했다. 이것은 사실적인 액션과 드라마를 위한 변화이겠지만, 결과가 썩 좋다고는 할 수 없다. 킬링타임용으로 적절하다만, 그 이상은 기대하진 말 것!
김종철 <익스트림무비>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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