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스 리뷰]
소녀장사의 사랑찾기 <무림 여대생> 첫 공개
2008-06-17
글 : 강병진
온라인 프리뷰/ <무림 여대생>

일시 6월 16일 오후 2시
장소 용산 CGV

이 영화

도시 속 무림고수들의 이야기. 무림의 4대장로 중 한명을 아버지로 둔 소휘(신민아)에게 가장 곤혹스러운 질문은 "너 운동했니?"다. 건물과 건물 사이를 뛰어다니며 등교를 하고, 사발로 소주를 마시고, 차에 치여도 오히려 미안하다고 하는 그녀는 자신의 가공할 능력 때문에 여자답지 못하다는 이야기를 듣는 게 괴롭다. 그러던 어느 날, 소휘의 눈 앞에 멋진 오토바이를 탄 아이스하키 선수 준모(유건)가 나타난다. 무림과 아버지의 기대를 만족시키며 무술연마에 공을 들이던 소휘는 평범한 여대생이 되고자 한다. 하지만 어둠의 세력인 흑봉이 나타나 무림이 위기에 처하자, 소꿉친구이자 무술 동기인 일영(온주완)이 찾아와 다시 무술을 하자고 조르기 시작한다. 6월 26일 개봉

말X3

"<무림여대생>을 개봉시키는 게 꼭 딸을 시집보내는 심정이다." - 곽재용 감독

"2년 전에 촬영한 영화라 내 모습이 통통해 보인다. 지금은 살을 많이 빼서 더 성숙해 보이는 것 같다." -신민아

"극중 임예진 선배님을 사랑하는 감정을 연기하는 것이 어렵진 않았다. 사실 어머니가 임예진 선배님과 무척 닮으셔서 오히려 더욱 편안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 - 유건

100자평

곽재용은 자신의 영화적 로망을 수줍게 내비치는 감독이다. 전쟁영화, 액션영화, 무협영화를 향한 그의 로망은 <엽기적인 그녀> <클래식>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 등등에 조금씩 나타나곤 했다. 때로는 주인공이 쓰는 시나리오의 한 부분이었고, 주인공이 어딘가에서 들었던 이야기였다. <무림여대생>은 그런 로망이 ’조금 더’ 전면에 나타난 영화다. 이 영화에서 무술은 상상의 영역이 아니라 생활의 영역이다. 이 말을 달리하자면 그는 여전히 코미디와 신파적인 멜로를 지향한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곽재용 감독의 전작에서 그 두 가지 지향점이 전면에 나서지 않았던 영화가 있던가. 영화적 로망이 그처럼 수줍게 드러날 수 밖에 없었던 것은 그런 지향점의 무게가 가장 컸기 때문이다. <무림여대생>에서도 극중 소휘의 일상이 묘사되는 부분은 제목이 주는 느낌 그대로 매우 명랑발랄하다. 하지만 일영이 등장하고 그의 비밀이 드러나면서 부터 <무림여대생>의 발랄함은 신파멜로를 향해 ’느닷없이’ 달려간다. 무리하게 이어지는 이야기에 지치는 것 보다 흥미로운 건 자신의 영화에 오마주를 바치는 듯한 감독의 태도다. 차태현이 까메오로 등장하는 건 애교다. 극중에서 유건이 사랑하는 아줌마 순경(임예진)은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의 여경진을 성장시킨 캐릭터이고, 자켓을 뒤집어 쓰고 두 남녀가 빗속을 달리는 영화 속의 캠퍼스는 <클래식>의 캠퍼스와 다를 게 없다. 어쩌면 그의 진정한 영화적 로망은 곽재용 월드를 만드는 것일 수 도.
강병진 <씨네21> 기자

한국영화를 보며 가지는 불만 가운데 하나는 뭔가 한 가지를 확실하게 보여주지 않으면서, 이것저것 쓸어담을때다. 코미디를 하려면 확실히 코미디를 보여주던지 해야 되는데, 꼭 쓸데없는 감상 모드가 끼어 든다. <무림 여대생>의 소재는 나쁘지 않다. 헌데 영화가 관객에게 뭘 보여주려고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코믹 좀 하다가 멜로로 넘어갔다, 또 코믹으로 돌아왔다가 급반전을 하면서 심각해진다. 그러니 시대착오적인 영화라는 생각 밖에 들지 않는다. 세상은 빠르게 변화하는데 <무림 여대생>은 여전히 <엽기녀> <여친소>의 이미지를 반복, 또 반복할 뿐이다. 최재성과 이대근의 출연은 반갑지만, 배우 활용을 너무 못했다.
김종철 <익스트림무비> 편집장

관련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