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트라이트]
[린즈링] 전쟁을 일으킨 미모
2008-07-10
글 : 박혜명
<적벽대전: 거대한 전쟁의 시작>의 린즈링

경국지색이라 했던가. <적벽대전: 거대한 전쟁의 시작>(이하 <적벽대전>)의 조조가 전쟁을 일으키는 까닭은 결국 오나라 장군 주유(양조위)의 아내 소교 때문이다. 그녀는 차를 잘 끓이고, 다소곳하게 앉아 있을 줄 알고, 말을 아낄 줄 안다. “겉보기는 연약하나 내재된 모습은 강인한” 소교는 부군에 대한 복종을 몸소 보여주는 전형적인 현모양처다. 이를 연기한 린즈링은 대만의 톱모델 출신 여배우다. 8년여간의 모델 활동 기간 동안 ‘대만에서 가장 섹시한 다리’ 1위를 포함해 ‘대만에서 가장 예쁜 000’류의 리스트에서 무수한 1위를 차지했던 대만의 대표 미인. 1990년대 CF모델 박주미가 아시아나항공에 대해 그랬듯 린즈링은 중국항공의 얼굴이기도 했다. 중국항공은 린즈링의 피겨를 제작한 바 있다.

1974년생인 린즈링은 15살 때 길거리에서 스카우트되었지만 본격적인 연예 활동은 대학 졸업 뒤 시작했다. 토론토대학에서 서양미술사와 경제학을 전공한 그는 “개인적으로는 연기를 할 계획이 없었다”고. <적벽대전>에 참여하게 된 것도 소속사에서 먼저 오디션을 권유했기 때문이다. 프로덕션 규모와 스타 감독 및 배우들에 압도당할 만한 현장에서 그를 도와준 건 상대배우 양조위의 간단한 조언이었다 한다. “연기를 좋아한다면 그걸 즐기고 스스로 편안해지면 된다고 말해주더라. 생각해보면 아주 간단한 이치의 말인데 그 사람이 말해주니까 정말 그렇구나 싶었다.” 린즈링은 <적벽대전>의 소교처럼 수줍게 속삭이는 듯한 말투로 덧붙였다. “양조위는 내 마음속의 영웅이나 다름없어서 그 말을 듣고 아주 편안한 느낌으로 연기할 수 있었다.” 그 얼굴 위로 여지없이, 소교가 자신의 남편 주유를 바라보던 존경과 깊은 흠모의 눈빛이 겹쳤다.

사진제공 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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