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모(유건)의 아이스하키팀과 상대팀이 패싸움을 벌이자 소휘(신민아)가 괴력을 발휘해 준모를 구하는 장면을 찍는 날이었다. 현장에는 키득거리는 웃음이 가득했는데 바로 또 한명의 소휘 때문. 신민아의 대역으로 나선 홍콩 무술스탭은 신민아와 똑같은 의상을 입고, 똑같은 헤어스타일로 아이스링크에 들어섰다. ‘똑같다’ ‘예쁘다’ ‘완전 신민아다!’ 뒷모습을 본 스탭들의 반응은 뜨거웠지만 정작 그가 정면으로 돌아서면 분위기가 싸늘해졌던 것도 사실이다. 미끄러운 얼음 위에 레일을 고정할 수 없어 썰매 형식의 돌리를 만드느라 애쓰고, 더운 여름날 오리털 파카를 입고 추위에 싸워야 했던 바로 그날, 두 얼굴을 가진 소휘의 익살 때문에 잠깐이나마 훈훈해졌던 것 같다.
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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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글 김진희(<무림여대생> 스틸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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