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제소식]
"퀴어영화라기보다는 성장영화로 봐주면 좋을 것 같다"
2008-07-20
글 : 김도훈
<시암의 사랑>의 감독 추키아트 사크위라쿨과 배우 윗위신 히란야웡쿨, 칸야 랏타나페치

풋풋한 퀴어 로맨스의 주인공들이 부천에 왔다. 소년들의 풋사랑을 다룬 퀴어영화 <시암의 사랑>의 감독 추키아트 사크위라쿨, 주인공 윗위싯 히란야웡쿨, 조연여배우 칸야 랏타나페치가 그들이다. 감독 사크위라쿨은 이미 스릴러 <13>으로 작년 부천초이스 작품상을 수상한 바 있다. 어두운 스릴러를 찍은 직후에 밝은 로맨스 영화를 만든 이유를 묻자 그는 두 영화가 전혀 다르지 않다고 설명한다. "나는 인간 삶의 가치에 대한 영화를 만든다. 그러므로 둘은 사실 같은 이야기다. 인간의 어두운 면에 대한 영화가 <13>이었다면 밝은 면에 대한 영화가 <시암의 사랑>이다". <시암의 사랑>은 개봉하자마자 태국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는 성공을 거두며 배우들을 모두 태국의 스타로 치켜올렸다. 고교 밴드부원으로 활약하다가 캐스팅된 ‘뮤’역의 위트위싯 히란야웡쿨은 갑작스러운 성공이 아직까지도 얼떨떨한 모양이다. "중국 팬 사이트도 생겼다. 갑자기 인기가 많아져서 너무 이상했다. 하지만 사람들에게 행복을 전해줄 수 있다는 것이 기쁘다". <시암의 사랑>은 두 소년이 이루어지지 않는 풋사랑의 고통을 통해 성장해나가는 영화지만 감독은 퀴어영화라는 카테고리가 불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퀴어영화라기보다는 성장영화로 봐주면 좋겠다. 두 소년은 어리고 순진하다. 하지만 그들은 자신의 삶에 많은 사람들이 소속되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둘은 헤어지지만 진정한 삶은 영화가 끝나면서 시작하는 것이다". 인터뷰의 종반이 흐를 무렵 여배우 칸야 랏타나페치가 약간 졸린 눈으로 걸어들어왔다. 그녀의 피곤한 얼굴을 보더니 사크위라쿨 감독이 웃으면서 말한다. "내가 올때마다 부천의 날씨는....좀 슬프다(웃음)". 인터뷰가 끝나도 비는 끝없이 퍼부었다. 하지만 운좋게도 <시암의 사랑>을 관람한 관객이라면 비로 인한 우울함 쯤은 금새 잊어버렸을게다.

사진 안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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