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아오이 유우였다면 흥미로웠을 것이다. 하지만 시바사키 고우가 쿵후를 한다는 소식은 다소 심드렁했다. 어린 시절부터 배구선수로 활동한데다 출연했던 작품에서 종종 액션연기를 해왔던 그녀다. <배틀로얄>에서는 낫으로 친구들의 목을 끊는 악녀였고, <일본침몰>에서는 낙석을 피해다니는 구조요원이었으며, <도로로>에서는 남장무사였다. 물론 <메종 드 히미코>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에서는 밀도 높은 감성연기를 보였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녀가 대역이나 와이어없이 무술연기를 했다는 소식을 놀랍게 들을 필요는 없다. 분명 남들이 말려도 자기가 하겠다고 했을 것이고, 그러다 다쳐도 울지 않았을 것이다. <소림소녀>의 출연제의를 받고서 크게 마음쓰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평소 K-1 경기를 즐겨봤다. 몸을 움직이는 걸 좋아하는데다 와이어액션도 해본 터라 연기가 즐거울 거라 생각했다. 단지 운동을 좀더 해야 할 것 같더라. (웃음)” 적절한 캐스팅이자, 안전한 선택이다. 하지만 달리 생각해보면 다른 배우를 <소림소녀>의 린으로 변신시키는 것보다 그녀를 단련시키는 게 수월했을 것이다. 소림권의 기본자세부터 영화의 주된 소재인 라크로스의 기술까지 1년 동안 트레이닝을 받았던 시바사키 고우는 양팔에는 골수염이 생겼고 근육이 파열되기도 했으며, 와이어에 떨어져 코를 다치기도 했다. 아마 다른 여배우였다면 제작자나 트레이너가 적잖은 마음고생을 해야 하지 않았을까. 하지만 시바사키 고우는 “허벅지가 굵어진 게 조금 아쉽다”고 말할 뿐이다. “스키니바지 같은 건 확실히 무리겠더라. (웃음) <소림소녀>는 처음부터 내 다리가 이렇게 될 거라고 예상했지만, 이제 다른 영화는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스럽다. (웃음)” 과연 긁히고 부러져도 울지 않는 소녀장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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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림소녀>의 시바사키 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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