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영화]
살인과 복수, 사랑과 우정 <아콜라이트>
2008-07-22
글 : 정재혁

<아콜라이트> Acolytes
존 휴이트 | 2007 | 91분 | 호주 | 부천 초이스 : 장편

남자 둘과 여자 하나. 2-1의 인간관계는 항상 불안한 균형 위에 있다. 우정과 사랑 사이에서, 혹은 서로 다른 두 우정 안에서. 제임스와 마크는 여자친구 체이슬리와 함께 다닌다. 제임스와 체이슬리는 서로 사귀는 관계지만 이 둘 사이엔 둘의 친구 마크가 있다. 영화는 어린 시절 게리의 괴롭힘에 고생했던 제임스와 마크가 게리에게 복수를 하는 이야기를 보여주는데 정작 영화의 모든 불안은 게리와의 관계보단 제임스와 마크, 체이슬리의 아슬아슬한 관계에서 나온다. 키스하는 모습을 멀리서 지켜보는 마크의 눈과 제임스를 보내고 방에 단둘이 앉아있는 체이슬리와 제임스. 영화는 살인과 복수, 사랑과 우정의 문제를 교묘하게 뒤틀린 관계 안에서 설명한다. 목숨을 위협할 정도로 조여오는 게리의 협박과 이에 대응하는 마크와 제임스의 행동은 아픈 과거에 대한 재연이자 환기고, 체이슬리가 마크와 제임스 사이에서 죽음이란 문제에 점점 가까이 다가가는 과정은 그녀가 무심히 지나쳐왔던 마크의 시선을 복기하는 일이기도 하다. 데뷔작으로 컬트 뱀파이어 영화 <블러드러스트>를 만들었던 존 휴이트 감독은 십대 호러영화의 틀을 가져와 상처받기 쉬운 시간의 혼란을 의외의 정적과 차가운 공기로 담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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