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영화]
‘빨갱이들에게 자유를 가르치기 위한’ 작품 <엑스포70 동경전선>
2008-07-23
글 : 주성철

<엑스포70 동경전선> Operation Tokyo Expo '70
최인현ㅣ1970ㅣ한국ㅣ94분ㅣ코드네임 도란스

박동근(박노식)은 1970년 오사카에서 열리고 있는 만국박람회(만박)를 구경하느라 신이 났다. 함께 숙소를 쓰는 승구(오지명)도 만박을 구경하러 온 관광객들 중 하나다. 한편, 조총련은 엑스포70을 기해 거의 1만여 명의 한국 관광객이 일본 땅을 밟자, 허선생(허장강)을 중심으로 그들을 적극적으로 포섭해 북송하라는 북한의 임무를 수행한다. 어려서 고향 원산을 떠나 어머니의 얼굴을 기억조차 못하는 미라(윤미라)도 포섭 대상인데, 허선생은 어머니 김정숙이 도쿄에 와 있다며 어머니를 만나려면 전화를 달라고 해 포섭작전을 시작한다. 하지만 한국의 민완 정보원인 박동근이 승구와 힘을 합해 조총련의 본거지로 잠입한다.

역시 최인현 감독의 같은 해 작품인 <황금70 홍콩작전>(1970)과 비교하자면 도쿄와 오사카를 무대로 했음에도 다소 밀도가 떨어진다. 무엇보다 만화 <20세기 소년>에도 등장하는 1970년 오사카 만국박람회(만박) 자료화면이 그대로 자료화면으로 등장한다는 점이 조악하면서도 웃음을 자아낸다. 거기에 만박을 방문해 눈이 휘둥그래진 박노식의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의 내레이션이 흐른다. 북한에 있던 어머니가 어쩔 수 없이 딸을 포섭하는 장면 등 영화는 첩보영화와 반공 이데올로기의 결합이라는 점에서 전형적인 구조를 보여준다. 허장강은 물론 문오장은 당시 액션영화의 단골 배우들이면서 이런 반공 첩보영화에서는 주로 북한 첩보원 혹은 조총련 소속단원을 연기했다. 영화 속 대사를 인용하자면 <엑스포70 동경전선>은 ‘빨갱이들에게 자유를 가르치기 위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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