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제소식]
“눈요기 거리는 잊어라!”
2008-07-23
글 : 이화정
<아콜라이트>의 존 휴이트 감독

두 소년과 한명의 소녀. 우연히 연쇄살인범이 시체를 유기하는 장면을 목격한 이들은 자신들을 학대해온 친구를 살해하기 위해 그를 끌어들인다. 섣부른 판단, 무모한 계획은 걷잡을 수 없이 끔찍한 결과를 초래한다. 호주 감독 존 휴이트는 이 혼란의 사건에 카메라를 들이댄다. 십대를 전면에 내세우지만 할리우드 틴에이저 무비의 시끌벅적함은 없다. “서구에서 만들어지는 하이틴물은 자위, 마약 같은 눈요깃거리로 시작해 결론에 가서는 해피엔딩이 찾아오는 식이다. 난 좀 더 어른스러운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트뤼포의 <줄 앤 짐>을 연상시키는 삼각의 관계. 사건을 쫓아가는 과정에서 셋은 질투와 소유의 긴장을 드러낸다. 결국 그들이 겪는 공포는 결국 사춘기 소년, 소녀들이 겪는 걷잡을 수 없는 불안, 성장을 향한 몸부림이다.

<아콜라이트>는 얼마 전 십대의 나체를 찍어 논쟁을 일으킨 호주 포토그래퍼 빌 핸슨의 사진과 닮았다. 푸르스름한 냉기가 감돌 정도로 섬뜩하며, 또 침착하다. “변두리의 어둠을 사실적으로 그리고 싶었다. 사회에서 소외된 아이들과 연쇄살인범이 이곳에서 하나로 이어진다.” 1989년 영화를 시작한 그는 연출, 각본, 제작을 도맡아왔다. 저예산영화이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연출자로서 당연한 일이라 여겼다. 이번 작품은 전작의 40배 규모의 대형 작품이다. “여럿이 함께 머리를 맞댔다. 흥행했으면 좋겠다. 그래야 다음 영화 또 만들지(웃음).” 자신의 첫 연출작 <bloodlust>(1992)를 두고 스스로 ‘멍청한 작품’이라고 평한 그는, 좀 더 발전한 영화를 꿈꾼다며 포부를 늘어놓는다. “내게 영화는 멈출 수 없는 무의식이다. 앞으로 장르를 바탕으로 창조적인 스토리를 결합하고 싶다.”

사진 함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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