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영화]
고전적 추리물을 현대적인 스릴러로 재포장 <트랜스 시베리아>
2008-07-25
글 : 이화정

<트랜스 시베리아> Transsiberian
브래드 앤더슨 | 2007년 | 115분 | 스페인, 독일, 리투아니아, 영국 | 월드 판타스틱 시네마

총길이 9288㎞, 지구 면적의 1/4에 버금가는 거리를 달리며, 운행 중 시간대가 7번이나 바뀌는 세계에서 가장 긴 철도. <트랜스 시베리아>는 중국을 출발, 러시아의 광활한 대륙을 잇는 시베리아 횡단 열차를 배경으로 한다. 중국 체류를 마치고 집으로 가기 위해 열차에 오른 커플 로이와 제시. 그들은 기차에서 여행 중인 커플 카를로스와 애비를 만난다. 평범한 여행객처럼 보이지만, 둘의 행동은 수상쩍다. 특히 제시를 향한 카를로스의 추파는 문제를 야기한다. 그러던 중, 자신을 러시아 마약 수사관이라고 소개한 그린코가 등장하면서 평온했던 열차는 멈출 수 없는 폭력과 죽음의 공간으로 뒤바뀐다. <머니시스트>에서 인간의 근원적 불안을 스릴러라는 상업적인 형식으로 말끔히 완성했던 브래드 앤더슨 감독은 <트랜스 시베리아>에서 고전적 추리물을 현대적인 스릴러로 재포장한다. 특히 히치콕의 손길을 빌린 듯, 한정된 공간, 우연히 함께한 낯선 사람, 기차 차량 추격신 등은 히치콕의 <숙녀, 사라지다> <17번지> 등을 연상시킨다. 영화의 볼거리는 시베리아 횡단 열차가 지나는 거대하고 황량한 풍광과 열차에 탑승한 사람들의 가감없는 무뚝뚝한 표정. 영화의 불안을 가중시키는 훌륭한 촉매제다. 우디 해럴슨, 벤 킹슬리, 토머스 크레슈만 등 영화의 완성도를 뒷받침해주는 배우들의 연기도 기대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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