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제소식]
닛카츠의 ‘리뉴얼’을 꿈꾼다
2008-07-25
글 : 이화정
닛카츠 주식회사 대표 사토 나오키

1912년 설립, 백주년을 앞둔 일본 최초의 메이저 스튜디오 닛카츠 주식회사는 일본영화사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연결하는 키워드다. 스즈키 세이준, 이치가와 곤, 나카하라 슌 등 일본영화사를 빛낸 독특한 감독의 이름 뒤에는 항상 닛카츠가 함께했다. 부천영화제는 <창조와 혁신의 역사 : 닛카츠 100년전>을 통해 8편의 대표작을 상영한다. 닛카츠의 대표 사토 나오키를 통해 전통을 넘어 혁신을 꿈꾸는 닛카츠의 청사진을 살펴본다.

-닛카츠 100년사를 요약하는 다양한 작품이 소개된 자리다.
=이번 영화제에 소개된 작품들은 엔터테인먼트를 추구하는 닛카츠의 목표를 한 눈에 요약하는 작품들이다.

-‘닛카츠 로망 포르노’, 닛카츠 액션 등을 유행시키며 위기마다 새로움을 선도해 왔다.
=한때 도산위기로 촬영장이 매각되는 등 격동의 시절을 지내왔다. 일본의 경우 감독, 배우, 스태프들이 스튜디오 시스템에 소속돼 활동을 하기 때문에 한번 빠져나간 인재들을 다시 불러오는 건 불가능하다. 그런데 열악한 여건에서 작업을 하다보니 상상력과 연출력을 발휘하게 되었고 결과적으로 그것이 닛카츠만의 독특한 색깔로 자리 잡게 되었다.

-일본독립영화가 보여주는 성과에 비해 일본 메이저 시스템의 활약은 저조한 편이다.
=맞다. 닛카츠 뿐만이 아니라 메이저 스튜디오 전체가 위기를 겪고 있다. 영화를 보는 관객들의 수요는 일정한데 공급은 늘었기 때문이다. 업계 전체가 어떻게 관객을 늘릴까 고민한다. 적게는 영화관람 할인료 등도 방책이 될 수 있다.

-현재 닛카츠에게 당면한 ‘도전과제’는 무엇인가.
=지금이야말로 전통과 역사로 인식되던 닛카츠의 ‘리뉴얼’ 시기다. 디지털 시스템은 지금까지 생각하지 못했던 변혁을 불러왔다. 변화를 의식하는 사람만이 승자가 될 수 있다. 닛카츠 역시 TV, 게임, 인터넷 등 변화된 미디어에 맞는 디지털화 전개에 고심 중이다.

-얼마 전 할리우드에 ‘닛카츠 픽쳐서 인터내셔널(NIP)'를 설립, 세계시장 진출에 대한 포부를 밝힌 바 있다.
=닛카츠가 구축해 온 노하우를 활용해서 닛카츠만의 색깔을 알리고 싶었다. 북미지역 뿐만 아니라 아시아영화의 거점으로도 역할을 해 나갈 생각이다. 한국, 중국, 인도 등의 파트너십을 통해 세계 시장으로 진출 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려 한다.

-닛카츠의 색깔을 규정해 줄 주력작은 무엇인가.
=내년 3월 개봉을 앞둔 미이케 다카시 감독의 <얏타맨>이다. 70년대 인기 TV만화 원작으로 제작비 20억 엔 규모에 그룹 ‘아라시’의 멤버 사쿠라이 쇼와 후카다 교코가 출연한다. <스파이더맨>이나 <스피드 레이서>에 버금 갈 스펙터클과 오락성을 겸비, 미이케 감독의 최고작이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과거 닛카츠는 인재양성의 장으로 일본영화계에 새로움을 불어넣었다. 일본영화 산업에서 닛카츠의 역할이 기대된다.
=가장 중요한 건 인재육성이다. <얏타맨>같은 대형 작품 역시 실력 있는 인재 없이는 불가능한 프로젝트다. 대형 프로젝트의 제작 한 편으로, 신진들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이미 닛카츠 촬영소를 통해서 일본독립영화감독들을 위한 촬영장소와 기기 등을 대여하는데 30% 정도의 독립영화가 혜택을 받고 있다.

-최근 닛카츠가 가장 주목하고 있는 감독들은 누구인가.
=눈에 띄는 신진감독들이 많다. <네거티브 해피 체인 쏘우>의 키타무라 타쿠지, <나오코>를 연출한 후루마야 토모유키, <백만 엔의 소녀>의 타나다 유키 등이 눈에 띈다. 특정 감독을 지원하는 게 아니라 신인 감독과 배우들이 적극적으로 우리를 활용해 주기를 바란다. 한국의 젊은 제작자나, 감독들도 함께 새로운 아이템을 제안하고 함께 논의해 갔으면 좋겠다.

-전통을 이어 온 닛카츠의 다가 올 100년의 청사진이 궁금하다.
=항상 강조하는 것은 모두가 공유할 수 있는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영화 만들기다. 그것이 지금 닛카츠의 기업이념이다. 앞으로의 100년은 할리우드와 같이 대형 프로덕션 시스템 체제가 구축될 것이다.

사진 안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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