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뉴스]
베니스영화제, 한결 가벼워진 라인업
2008-08-05
글 : 정한석 (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
미국영화 선전 속 중견 및 신예들의 작품 고루 배합… 키아로스타미, 클레어 드니 등 신작도
개막작 <번 애프터 리딩>

8월27일부터 9월6일까지 열리는 제65회 베니스국제영화제가 라인업을 발표했다. 근 몇년간 유명 거장들의 작품으로 묵직하게 채워넣었던 것에 비해 올해의 명단은 다소 가벼워졌지만, 신진감독들과 그동안 뜸했던 중견감독들의 신작에 초점을 맞춘 분위기다.

국적별로 보면 가장 눈에 띄는 건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미국영화의 선전이다. 총 다섯 작품이 경쟁에 올랐다. 대런 애로노프스키의 <더 레슬러>, 캐스린 비글로의 <더 허트 로커>, 조너선 드미의 <레이첼 겟잉 메리드>, 아미르 나데리의 <베가스: 실화에 기초한>, 기예르모 아리아가의 <더 버닝 플레인> 등이다. 지난해에는 큰 주목을 끌지 못했으나 이탈리아영화는 올해에도 4편이 초대됐다. 푸피 아바티, 파피 코르치카토, 페르잔 오즈페텍, 마르코 베키스 등 신구 조화를 이룬 네 사람의 작품이다. 그 다음으로 일본영화가 3편이다. 지난해 비경쟁부문에 초대됐고 자신의 영화제목을 본떠 ‘감독만세’상이 제정되는 영광을 안기도 했던 기타노 다케시는 올해 경쟁부문으로 다시 왔다. 그의 작품 <아킬레스와 거북이>를 비롯하여 오시이 마모루의 <스카이 크롤러>, 미야자키 하야오의 <벼랑 위의 포뇨> 등이다. 미야자키 하야오와 오시이 마모루, 일본의 두 애니메이션 거장이 나란히 경쟁부문에 든 것이 눈에 띈다. 그 밖에 중국 감독 유릭와이는 브라질, 중국, 홍콩, 일본의 합작품으로 영화제를 찾고, 알제리의 신예감독 타리크 테기아의 작품도 초대됐다. 올해 경쟁부문 심사위원은 심사위원장 빔 벤더스를 포함하여 영국의 비주얼 아티스트 더글러스 고든, 러시아의 시나리오작가 쥬리 아라보프, 이탈리아의 여배우 발레리아 골리노, 미국의 컬트감독 존 랜디스, 아르헨티나의 신성 루크레치아 마르텔, 홍콩의 두기봉 등이다.

한편, 비경쟁부문에는 굵직한 이름들이 눈에 띄는데 특히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클레어 드니의 신작이 있다. 실험적이고 독립적인 극영화와 다큐멘터리를 주로 상영하는 오리종티 부문에는 필리핀 감독 라브 디아즈의 420분짜리 영화 <멜랑콜리아>를 비롯해 로스 맥엘위의 <인 파라과이>가 포함되어 있다.

베니스영화제는 지난해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로 전세계의 주목을 받았던 코언 형제의 신작 <번 애프터 리딩>을 올해의 개막작으로 선정했으며, 이 영화는 전직 CIA 요원을 주인공으로 한 블랙코미디물로 존 말코비치, 조지 클루니, 브래드 피트, 틸다 스윈튼 등이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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