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 나이트>라는 장벽이 무너졌다. 개봉일부터 한달이 넘도록 박스오피스를 뜨겁게 달구었으니 무너졌다는 말이 옳지는 않지만, 개봉 5주를 맞은 8월 셋째주 주말 정상의 자리를 신작 <트로픽 선더>에게 내주며 2위로 물러났다. 지난 주말 <다크 나이트>가 벌어들인 흥행수입은 1679만달러, 5주차 누적수입은 4억7149만달러로,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다크 나이트>는 미국에서 2번째로 흥행한 영화가 됐다. 한편, 드림웍스와 파라마운트가 벤 스틸러에게 메가폰을 쥐어주며 야심차게 준비한 <트로픽 선더>는 1위로 개봉했지만, 벤 스틸러, 잭 블랙,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라는 정예멤버에 톰 크루즈의 파격변신이라는 히든 카드를 가지고도 2600만달러 수준에 그쳤다. 전쟁 영화를 찍으러 이국의 밀림으로 떠난 영화팀이 영화가 아닌 진짜 전쟁을 치르게 된다는 설정의 R등급 코미디 <트로픽 선더>는 영화 대사 중 장애인을 비하하는 단어가 포함됐다는 이유로 개봉전 장애인 단체로부터 항의를 받는 등 소란을 일으키기도 했었다. <버라이어티>는 수요일 개봉해 주말까지 3700만달러를 벌어들인 <트로픽 선더>를 두고 “투입된 제작비를 생각해서 해외에서까지 사랑받으려면 튼튼한 다리가 필요하겠다”며 우려를 드러냈다.
3위는 애니메이션 <스타 워즈: 클론전쟁>이다. 루카스 필름에서 제작했고 가을부터 방영되는 TV시리즈 애니메이션의 서사를 여는 역할을 한다고 알려졌다. 개봉수입은 1550만달러를 기록했고, 관객의 대부분이 남자 청소년들인 것으로 집계됐다. <다크 나이트>와 <스타 워즈: 클론전쟁>의 선전으로 지난 주말 박스오피스의 진정한 승자로 자리매김한 워너브라더스는, 팬보이였던 어른 관객들까지 극장을 찾는다면 다음 주말이면 <트로픽 선더>를 가뿐하게 앞지를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한국영화 <거울 속으로>를 알렉상드르 아야 감독이 리메이크하고 <24>(TV)의 키퍼 서덜랜드가 출연한 <미러>는 1112만달러로 4위에, 692개 관에서 개봉한 우디 앨런의 코미디 <비키, 크리스티나, 바르셀로나>는 371만달러로 10위에 랭크됐다. 바르셀로나의 제작지원을 받아 만들어진 이 영화는, 비키와 크리스티나가 바르셀로나에서 스페인의 화가 후안과 애정행각을 벌이는 내용. 우디 앨런의 새로운 뮤즈 스칼렛 요한슨이 크리스티나로,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의 냉혈 살인마를 연기했던 하비에르 바르뎀이 느끼함이 흐르는 후안으로 출연했다.
여름 동안 북미 극장가는 꾸준하게 예년보다 조금씩 높은 성적을 보여왔지만, 지난 주말은 전년도 같은 기간과 비교해서 2%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버라이어티>는 올림픽으로 인해 극장가가 관객을 잃었다며, 토요일 밤 가장 많은 사람들을 TV 앞으로 끌어당긴 NBC의 시청률이 지난 18년을 통틀어서 최고였다고 전했다. 다음은 잠정집계된 순위로, 정확한 결과는 우리 시간으로 8월19일(화) 이후 확정된다.
해외 영화흥행 순위
(북미) 2008. 8. 15 ∼ 17(단위: 달러)
순위/제목/개봉주/스크린수/금주수입/누적수입
1 트로픽 선더(Tropic Thunder)/1/3319/2600만/3703만
2 다크 나이트(The Dark Knight)/5/3590/1679만/4억7149만
3 스타 워즈: 클론전쟁(Star Wars: The Clone Wars)/1/3452/1550만/1550만
4 미러(Mirrors)/1/2664/1112만/1112만
5 파인애플 익스프레스(Pineapple Express)/2/3072/1000만/6293만
6 미이라3: 황제의 무덤(The Mummy: Tomb of the Dragon Emperor)/3/3363/860만/8664만
7 맘마미아!(Mamma Mia!)/5/2771/649만/1억1641만
8 청바지 돌려입기2(The Sisterhood of the Traveling Pants 2)/2/2714/593만/3214만
9 스텝 브라더스(Step Brothers)/4/2648/500만/9088만
10 비키, 크리스티나, 바르셀로나(Vicky Christina Barcelona)/4/692/371만/371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