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뉴스]
[이주의 영화인] <고死: 피의 중간고사>, 맞는 점수입니까?
2008-08-25
글 : 강병진

그저 그런 한국 공포영화로 봤습니다.
미라와 박쥐에 치여 고사할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개봉 2주차까지 든 관객만 약 130만명입니다.
커닝이라도 한 건가요?

안 봐도 될 영화 같았다. 어차피 어느 정도는 흥행할 것 같더라. 주변에 지방배급업 하는 분들한테도 안심하라고 했다. 일단 올해 유일한 공포영화 아닌가. 기본적으로 공포영화에 대한 수요는 있는데, 그 시장을 독점한 거다. 게다가 타깃도 확실하다. 간만에 나온 10대 영화인데 청소년들이 폭발적으로 반응했다. 웬만한 블록버스터도 청소년 관객이 20%에 머무는데, 이 영화는 주말이면 50%까지 오르기도 했다.
_영화가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기획과 타깃, 타이밍이 중요하다는 사례를 보여주는 작품이라는 극장관계자 A

나로서는 이해가 안 된다. 영화가 너무 엉성하지 않나. 개연성이라는 게 없는 이야기다. 문제를 맞히면 살려주겠다고 해놓고도 계속 죽이고, 마지막 반전도 중간 즈음 되면 누구나 알 수 있는 내용이다. 아무래도 배우들의 쉴새없는 홍보활동이 흥행을 이끈 것 같다. 남규리와 김범은 물론이고, 이범수는 ‘무릎팍도사’에도 나오지 않았나. 그런데 그렇게 홍보해도 안 되는 영화가 있는 걸 보면 뭔가 있긴 있는 거겠지.
_한동안 주춤했던 ‘무릎팍도사’의 영화홍보 능력이 또다시 입증된 계기가 아니겠냐는 배급관계자 B

나름 매력이 있는 영화라고 본다. 별 생각 안 하고 시간 죽이겠다는 심정으로 보면 계속 보게 되는 영화인 건 맞다. 물론 이 정도로 흥행할 줄은 몰랐다. 큰 영화들이 오죽 많은 시즌이어야지. 이렇게 작은 영화가 2주차까지 5위 안에서 버틸 줄이야. 그런데 그만큼 우리가 영화를 평가하면서 10대의 시선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이야기일 수도 있다. 생각 못하게 몰아붙일 수 있는 능력이 있고, 기획이 확실하다면 어느 정도 흥행은 가능한 게 아닐까.
_<고死…> 덕분에 내년에는 공포영화가 많아질 수도 있겠다는 프로듀서 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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