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FF 2001]
[인터뷰] <릴리 슈슈의 모든 것> 감독 이와이 순지
2001-11-14
글 : 김의찬 (영화평론가)
사진 : 손홍주 (사진팀 선임기자)
“이건 소년들을 위한 영화다”

<릴리 슈슈의 모든 것>은 이와이 순지 영화의 연장선상에 있다. 화면은 감각이고 명징하며 카메라의 시선은 ‘아이’의 시선으로 대체되고, 영화음악은 이야기의 매듭을 풀고 다시 조여든다. ‘순정만화파’ 감독이라 칭해지는 이와이 감독이 과연 원조교제와 이지메, 아이의 살인극을 어떻게 그려냈을까? 감독은 “내가 생각하는 진짜 제목은 <소년들의 모든 것>이다. 그렇게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어디선가 <릴리…>를 감독 ‘유작’으로 하고싶단 얘기를 했다고 들었다.

=대표작이라면 아무래도 <러브 레터>일거다. 다른 의미는 아니고 만약 내가 재미없는 영화를 찍다가 죽어버리면 그게 유작이 될테니까. 차라리 <릴리…>가 유작이라면 좋을텐데, 하는 생각이 든거다.

-초기작부터 현재까지 독특한 ‘청춘’영화를 많이 만든 편인데.

=내가 아직 어린 탓이겠지. 어른이 되질 못했다고 생각한다. 어른들은 무엇이던 사물을 볼 때 객관적이고 중간적 위치에서 본다. 난 그렇지 못하다. 솔직하고, 개인적이다. 내가 만약 진짜 어른이 된다면 할수 있는 일이란 아무 것도 없을 것 같다. 이래서 못해, 저래서 못해, 이런 편견이 생기겠지.

-화면이 색다르다. 아이들이 밤중에 자전거를 타는 장면은 특히 조명의 사용이 이채로웠다.

=이번 영화를 찍으면서 같은 대상을 찍더라도 다르게 찍는 방법을 고민했다. 방금 얘기한 장면도 그렇다. 배우들이 자전거를 타고 달리면 그앞에서 카메라에 작은 배터리를 달고 촬영했다. <릴리…>에선 호시노라는 캐릭터가 익사할 뻔하는 장면이 있는데 내가 직접 찍었다. 카메라맨이 다른 볼일이 있어서 자리를 비워서(웃음).

-<릴리…>는 다른 감독 영화에 비해 톤이 조금 어둡다. 혹시 당신에게 일본 사회에 더 이상 희망이 없다는 의식이 있기 때문일까.

=글쎄. 분명 현재 일본은 아이들이 희망을 갖기 힘든 곳임에 분명하다. 한때는 세상이 금방 변할 것같은 시기가 있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바뀔만한 것이 아무 것도 보이질 않는다.

-평소 작업이 없을 때는 어떻게 시간을 보내는지.

=낮잠을 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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