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영화]
장식이 화려하게 빛나는 <금지된 사랑>
2008-09-06
글 : 박성렬 (객원기자)

금지된 사랑 Say Anything
카메론 크로 | 미국 | 1989년 | 100분 | 컬러 | 공식초청부문

혈기는 남아돌고 평범한 연애는 사절이다. 그래서 젊은 커플은 금지된 사랑을 한다. 고등학교 졸업을 앞둔 로이드 도블러(존 쿠색)는 분수에 맞는 사랑을 택하는 대신 모든 남학생들이 오매불망 꿈에 그리던 학교의 스타 다이앤 코트(아이원 스카이)을 연인으로 맞이한다. 영화는 문제아 로이드와 모범생 다이앤의 즐거운 한 때를 감미로운 80년대의 발라드와 록, 따스한 시애틀의 풍광으로 장식하며 위무하지만 그 효력은 잠시뿐. 다이앤의 유학 날짜가 가까워오고 부모의 눈길이 곱지 않은 빛을 띄게 되면서 풋내나는 커플의 행복은 커다란 장애물을 사이에 둔 애절함으로 뒤바뀐다. 두 사람의 연애가 풋풋하면서도 절절한 것은 물론 당대의 하이틴 스타 존 쿠색과 아이원 스카이가 주연으로 나서고 신예 감독 카메론 크로가 메가폰을 쥐면서 이뤄낸 쾌거다. 어리면서도 패기 넘친다는 공통점으로 묶인 이 셋은 삼각형의 세 꼭짓점 만큼이나 영화를 단단하게 지탱하면서 명장면과 명구를 쉴틈없이 쏟아낸다. 존 쿠색이 피터 가브리엘의 노래로 심경을 고백하는 장면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 클라크 게이블과 비비안 리의 진득한 키스신 만큼이나 가슴에 사무치는 명장면이다. 장식이 화려하게 빛나는 <금지된 사랑>은 금지된 사랑일수록 아름답고 애잔할뿐 아니라 두 사람의 진심이 더 중요하다고 이야기하는 순박한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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