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영화]
고양이 애호가들에게 ‘완소’아이템 <구구는 고양이다>
2008-10-03
글 : 강병진

<구구는 고양이다> Goo Goo the Cat
이누도 잇신 | 일본, 한국 | 2008년 | 116분 | 아시아영화의 창 | 10:00 프리머스2,3

이누도 잇신의 신작인 <구구는 고양이다>는 그가 연출했던 <금발의 초원>의 원작자 만화가 오오시마 유미코의 에세이를 빌려온 영화다. 40대의 독신 만화가 아사코는 고양이 싸바를 15년 동안 키웠다. 그러던 어느 크리스마스를 앞둔 겨울, 아사코가 62페이지짜리 크리스마스 특별판 만화를 그리느라 여념이 없는 동안, 싸바는 ‘안녕’이란 말과 함께 세상을 떠난다. 그의 죽음으로 창작의 기운을 잃어버린 아사코는 실의에 빠진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 눈앞에 수컷 고양이가 한 마리가 나타나고 아사코는 그에게 ‘구구’란 이름을 붙여준다. 영화에서 구구는 아사코의 일상을 지켜보는 눈이자, 그녀의 척박한 삶을 대변하는 은유다. 구구의 소동을 계기로 만난 연하남 세이지는 달팽이 집 속에 갇혀 있던 아사코를 세상으로 이끈다. 그러자 아사코는 집에 가둬두고 키우던 구구의 새 삶을 위해 이노카시라 공원을 통하는 창문을 만들어준다. 언뜻 팬시적인 여성영화로 보이는 <구구는 고양이다>는 수많은 고양이 애호가들에게도 ‘완소’아이템이 될 만한 영화다. <동물의 왕국> 스타일로 담아낸 고양이의 표정이 사랑스러운 건 둘째다. 무엇보다 <구구는 고양이다>는 고양이를 키우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아름답게 상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영화다. 비록 현실은 그렇지 않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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