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블러드굿(Moon Bloodgood). 묘한 이름이다. 쉬이 기억되려 급조한 이름 같달까. 하지만 문 블러드굿은 그녀의 정체성이 한자리에 모여 있는 본명이다. “한국말로 ‘달’을 뜻하는 ‘문’은 엄마가 붙여준 이름, 블러드굿은 네덜란드계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이름이다.” <패스파인더>와 <에이트 빌로우> 등으로 알려진 그녀는 올해 아시아 연기자 네트워크(APAN)에 참석하기 위해 부산을 방문했다. 물론 더 궁금한 건 내년 5월22일 전 세계 개봉하는 차기작의 향방이다. 핵전쟁 10년 후를 다루는 <터미네이터: 미래전쟁의 시작> 말이다. 블러드굿이 이 역사적인 프랜차이즈의 네 번째 속편에서 맡은 역할은 존 코너(크리스천 베일)를 보좌하는 헬기 조종사 블레어 윌리엄스. 태국에서 <스트리트 파이터>의 새로운 영화를 촬영하던 그녀는 “메이크업을 하던 중 출연 소식을 듣고 비명을 질렀다”고 회상한다. “전지구적인 시리즈에 출연하게 되다니 격렬할 정도로 기쁘다. 게다가 이번 작품은 시리즈의 신화를 완전히 다른 스타일로 그려내는 작품이다. <칠드런 오브 맨>을 떠올려보라.” 그녀는 50여년 만에 고향 부산을 방문하는 어머니를 대동하고 영화제에 왔다. 그러니 이번 여행은 홍보활동의 차원만이 아니라 핏줄을 탐색하는 여정이기도 하다. “뭘 하고 싶냐고? 바지를 올려 입은 한국 아저씨들을 보는 것조차 즐겁다. (웃음) 나는 한국의 모든 것을 관찰하는 게 즐겁다. 언젠가는 <나의 그리스식 웨딩>의 한국판을 만들고도 싶다.” 문 블러드굿은 아시아계 여배우의 스테레오타입을 깨부수며 할리우드에 자신의 색채를 입히고 있다. “백인 미녀만이 유일한 미녀는 아니라는 걸 할리우드도 깨닫고 있다”는 말을 들어보라. 하긴, 블러드굿을 보고도 그걸 못 깨닫는다면 할리우드는 문을 닫는 게 나을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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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연기자 네트워크 참석차 부산 찾은 <터미네이터 : 미래전쟁의 시작>의 문 블러드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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