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대만영화의 희망이라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10여 년간 대만영화는 허우샤오시엔과 에드워드 양, 차이밍량의 국제적 성공에도 불구하고 자국 극장가는 철저히 할리우드영화들의 놀이터였다. 그런데 지난 8월22일 대만에서 개봉한 웨이더솅의 <제7봉>은 현재까지도 개봉 중인 상태며, <비정성시>(1989)의 흥행 1위 이후 거의 기적처럼 10년도 더 지나 대만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자국영화가 됐다. 하지만 그 과정은 순탄하지 못했다. “정부의 지원을 받긴 했지만 그것은 전체 제작비 5,000만 대만달러 중 500만 달러에 불과했고, 나머지는 정부 산하 예술관련 위원회에서 감독에게 보증을 서주고 은행에서 대출을 받는 형식으로 1,500만 달러를 대출받았다. 올해 처음 생긴 제도였는데 내가 첫 번째 신청자였다”는 게 그의 얘기다.
<제7봉>은 거의 외인구단처럼 세대와 민족을 아울러 모인 사람들이 밴드를 꾸리는 가슴 따뜻한 휴먼코미디다. 에드워드 양의 <마장>(1996)에서 조감독으로 일했던 웨이더솅의 첫 장편 <제7봉>은 신인답지 않은 노련함으로 인물들을 감싸 안는데 그 대답 또한 에드워드 양의 직계 수제자답다. “대만은 민족 구성 자체가 복잡하다. 소수민족도 많고 동남아에서 일자리를 찾아온 사람들도 있으며, 대륙에서 건너 온 국민당세력(외성인)과 토착민들(내성인)의 대립도 있다”며 “서로 다른 색깔을 억지로 섞으면 오히려 탁한 색이 나오지만, 그걸 조화롭게 그대로 두면 아름다운 무지개가 된다. 내 영화는 그런 무지개를 꿈꿨다”는 얘기가 인상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