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프터스쿨> Afterschool
안토니오 캄포스 | 미국 | 2008년 | 122분 | 플래시 포워드 | 20:00 대영시네마3
사립학교의 모범생 로버트는 동영상을 보는 것으로 자신의 혈기왕성한 기운을 써버린다. 포르노를 비롯해 인터넷을 떠도는 각종 동영상 모음을 보는 것이 그의 취미다. 로버트는 실제로 동영상을 찍기도 한다. 그러다 우연히 앤과 메리, 두 친구의 죽음을 카메라에 담게 된다. 갑작스럽게 자신의 카메라 안으로 들어오게 된 두 친구의 죽음은 로버트를 잠시 충격에 빠뜨리지만 호들갑스러운 것은 오히려 선생님과 학교다. 앤과 메리를 기억하고 학생들의 충격을 치유하기 위해 ‘메모리얼 비디오’가 만들어지고 로버트는 영상 제작을 맡게 된다. 그러나 로버트는 일반적인 메모리얼 비디오의 관습을 따르지 않고 슬픔을 강요하는 음악과 흐느낌으로 가득한 인터뷰 멘트를 배제한 채 영상을 만든다. <애프터스쿨>은 칸영화제의 신인 발굴 프로젝트인 ‘레지던스 인 파리’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제작된 작품이다. 청소년 시기에 관한 단편영화들을 주로 만들어온 안토니오 캄포스 감독의 데뷔작답게 처음부터 끝까지 학교라는 공간만을 담는다. 카메라는 천천히 움직이고, 특별한 시청각적 효과들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불편하고 어색한 화면은 그렇게 특별하지 않은 방법으로 찍어서 특별하게 다가온다. 관객으로선 122분의 러닝타임이 힘들지도 모르지만 영화는 분명 찍고 찍히는 것에 대한 강박을 끈질기게 보여준다. ‘동영상 세대’의 현재 모습을 이만큼 사실적이고 오싹하게 보여주는 영화는 전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