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아이를 낳다>를 연출한 하기우다 코지 감독에게 '아이'는 매혹의 대상이다. 어른들에게는 퇴화해버린 가공할 힘이 아이에게 있다고 믿는 그는 전작을 통해서도 줄곧 아이를 그려왔다. <귀향>은 상처받은 어른을 치유하는 아이의 이야기였고, <신동>은 피아노 연주에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 아이가 세상을 각개격파해가는 영화였다. 세번째 작품인 <아이가 아이를 낳다>에서는 정말 아이가 아이를 낳는다. 세상이 경천동지할 이 상황에서 허둥지둥대는 건 어른들 뿐이다. 오히려 아이들은 자기들만의 커뮤니티안에서 힘을 보태 출산을 돕는다. 다른 집 아이들 보다 조금 더 조숙한 아이들인 걸까? 하지만 하기우다 코지는 그것이 아이들의 본성이라고 생각한다. "아이들에게 세상은 매번 새로운 것을 안겨주는 공간이다. 매일 매일 새로운것을 경험하고 극복해야하는 아이들에게는 그런 에너지가 없을 수 없다." 그는 이번 영화를 연출하는 동안에도 자신의 생각을 확신할 수 있었다. 400명의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오디션에서 발탁한 주인공 야마리 하루나의 성장을 보며 느낀 것이다. "연기에 대한 경험이 전무한 아이였다. 처음에는 카메라를 갖다 대는 것만으로도 무서워하더니, 나중에는 우리가 상상할 수 없었던 연기를 보여주더라. 아이들은 정말 미지의 탐구대상이다.(웃음)" 하지만 정작 자신의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단다. 그는 자신의 14살과 10살짜리 아이의 특징을 딱 한마디로 정리했다. "건방져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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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아이를 낳다>의 하기우다 코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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