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제 소식]
시공간의 경계를 지우는 실험가
2008-10-07
글 : 김성훈
사진 : 손홍주 (사진팀 선임기자)
<6월의 이야기>의 오 나타폰 감독

태국의 오 나타폰 감독은 2년 전에 작업한 자신의 단편영화 <자전거와 라디오>에 데이비드 린 감독의 1945년 작 <밀회>를 접목시켜 <6월의 이야기>를 구상하였다. 이 영화는 1972년, 1999년의 서로 다른 시대를 살아가는 커플들의 이야기다. 고속촬영, 강한 대비의 채도, 극단적 조명의 배치. 영화의 초반부까지는 왕가위 감독의 초기작들의 냄새가 난다. 하지만 극이 전개될수록 영화는 자신만의 색깔을 드러낸다. 특히, 무대와 현실의 공간의 경계를 지워나가는 것이 인상적이다. 이를 두고 감독은 “인생이 한정된 연극인 점과 동시에 연극적으로 보이는 인생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이유를 밝혔다. 특히, 영화의 후반부에서 컷 분할 없이 무대가 현실로 넘어갔다가 다시 무너지는 장면은 재치가 넘친다. 그래서 혹시 CG로 처리한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아니다. 이 장면 연출은 간단하다. 먼저 첫 번째 세트의 연극무대 장면을 촬영한다. 카메라를 360도로 회전하면서 반대쪽 방향의 현실 장면을 찍는다. 그 사이에 무대를 무너지게 한다. 마지막으로 카메라는 첫 번째 세트로 이동하여 무너진 무대를 보여주는 식이다.”라며 연극처럼 세트를 최대한 활용했음을 강조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인물들이 시간과 공간을 이동하는 정서적인 여행의 느낌을 살리고자 했다”고 연출의도를 밝힌 그는 내년 여름 영국TV방송 ‘채널’4‘에 방영될 예정인 단편영화를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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