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제 소식]
차별로 받은 상처를 영화로 치유하다
2008-10-08
글 : 김성훈
<날고 싶은 눈 먼 돼지>의 에드윈 감독

<날고 싶은 눈 먼 돼지>는 인도네시아 사회 내 만연해있는 민족간 차별문제를 직설적 화법으로 다룬 작품이다. “차별 때문에 받은 상처를 스스로 치유하는 과정의 일환으로 영화를 구상하게 되었다”는 기획의도를 밝힌 에드윈 감독은 성장기 과정에서 숱한 차별을 당했다. 그는 “초등학생 때 사립, 외국인학교처럼 더 좋은 학교에 진학하기 위해 지원서를 작성했는데, 지원서 양식이 순수 인도네시아인, 화교, 외국인 3종류로 분류되어 있었다”며 경제력에 따라 민족을 차별했던 인도네시아의 부조리한 사회풍토를 비판했다. 건축가 어머니의 영향으로 어릴 때부터 영화, 만화를 유난히 좋아했던 그는 처음부터 영화감독이 되려고 했던 건 아니다. “의사가 되고 싶었다. 하지만 의사가 되기엔 생물, 화학점수가 형편없었다”며 그는 이후 자신의 생각을 담아내는 영화감독이라는 직업에 매력을 느껴 영화감독이 되기로 결심한다. 인도네시아 단편영화로는 최초로 칸영화제 감독주간에 초청된 <카라, 나무의 딸>을 비롯한 최근의 <상처로의 여행>, <훌라후프 소리>까지 그는 단편영화를 작업해오다 이번 영화로 장편을 처음 연출하였다. 아시아영화아카데미(AFA)출신이기도 한 그는 “아직까지는 상업영화는 관심이 없다. 사회문제를 좀 더 다루어보고 싶다”며 “사진작가처럼 순간을 포착하고 도서관처럼 자신의 기억을 보관하는 감독이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사진 박승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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