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젊은 부부가 어린 딸을 데리고 허름한 아파트에 이사를 온다. 위층에 사는 중년의 이웃과 친해지지만 그들은 어딘가 이상하며 그들이 모시는 노모도 이상하다. 어느 날 그 노모가 세상을 뜨자 젊은 부부의 딸에게 이상한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그리고 집안은 온갖 불길한 기운과 사고로 쑥대밭이 된다. 이 영화 <독>의 장르적인 세공술은 뛰어나다. 은근히 옥죄면서 몰아넣는 공포의 맛을 알고 있다. 김태곤 감독은 이 첫 장편 데뷔작으로 이미 이 번 영화제 기간동안 많은 사람들의 호평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는 “그런데 사실 처음에는 무서운 요소가 많지 않았다. 시나리오 수정 과정에서 그렇게 됐다. 이상하게 뭘 해도 꼭 스릴러가 들어간다”며 웃는다. “심리 드라마로 봐도 될 것 같다”고 말한다. 이 영화가 나온데에는 사연이 좀 있다. 처음에는 자신의 할아버지의 죽음에 관한 이야기였다. “<할아버지의 외출>이라는 20분짜리 다큐를 먼저 만들었다. 그걸 <독 안의 노인>이라는 중편 소설로 다시 썼다. 그러고 나서 장편으로 만들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하게 됐다”. 애정이 넘치는 소재였기에 점점 확장한 것이리라. “제작사가 무조건 무서워야 한다고 해서(웃음) 귀신도 등장시켜 보고 다 해봤는데 결국 아니더라. 한국 호러는 별로 안 좋아한다. 한의 정서, 귀신 이런 것도 별로다. 나는 영화적 톤이라든지 분위기를 많이 생각하는 것 같다. 대체로 좋게 말해주는 사람들도 장면 자체의 디테일이 많이 살아서라고 한다. 그건 공포 장르의 요소를 내가 그렇게 이해해서인 것 같다” 지금 그의 욕심은 좋은 상업영화를 만드는 것이다. 그러니까 <독>이 “상업영화처럼 보인다면 좋겠다”는 말은 일종의 출사표인 셈이다.
씨네21
검색
<독>의 김태곤 감독
사진 이창희
관련 영화
관련 인물
최신기사
-
[LIST] 김도연이 말하는 요즘 빠져 있는 것들의 목록
-
[LA] 끝내 검투사까지 재등판한 할리우드, <트위스터스> <비틀쥬스 비틀쥬스> 등 속편 열풍… <글래디에이터 II>는?
-
[culture stage] 메리 스튜어트_Marry Said What She Said
-
[오수경의 TVIEW] Mr. 플랑크톤
-
여기 여기, 정보 담아가세요!, 노인, 장애인 관객이 알아두면 좋을 영화 활동
-
극장 에티켓은 극장에 가야 배울 수 있습니다, 발달장애인 전용 관람이 필요한 이유
-
[인터뷰] 당신은 어떻게 보고 있나요? - <눈이 보이지 않는 시라토리 씨, 예술을 보러 가다> 출연자 시라토리 겐지 감독 미요시 다이스케, 가와우치 아리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