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스 리뷰]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 언론 공개
2008-10-30
글 : 박혜명

일시 10월28일 화요일 오후 2시
장소 서울 메가박스 코엑스

이 영화
진혁(주지훈)은 단 음식을 싫어하면서도 “여자 손님들이 많이 온다”는 이유로 작은 동네 귀퉁이에 케이크숍을 연다. 어머니의 도움으로 기용하게 된 프랑스 유학파 파티쉐 선우(김재욱)은 다니는 과자점마다 그곳을 화제에 오르게 하는 ‘전설의 명인’, 아니 그곳에서 스캔들을 일으키고 쫓겨나는 ‘마성의 게이’다. 고등학교 때 진혁에게 좋아한다고 고백했다가 “얼른 뒈져버려, 이 호모 새끼야”라는 모욕을 들었던 선우는 그때 일을 기억하지 못하고, 오히려 그때 이후로 완전히 자유로운 동성애자가 되었다. 한편 실명의 위기로 권투를 그만 둔 천재 복서 기범(유아인)이 이곳 직원으로 고용되고, 진혁이 어렸을 때 가정부 아들로 함께 지냈던 수영(최지호)이 나타나면서 앤티크는 저마다 제각각의 개성을 지닌 네 남자들의 흥미로운 무대가 된다.

말말말
“나중에 나이를 먹어서도, 스물여섯의 내가 이런 영화를 했구나, 기억할 수 있는 영화인 것 같습니다.”-‘마성의 게이’ 선우 역을 맡은 김재욱, 무대 인사에서
“하… 떨리네요. 캐스팅되고 영화 완성하기까지 1년 정도 걸렸는데, 그 시간이 제게는 이 영화처럼 너무너무 달콤한 기억이었습니다. 여러분 기억 속에도 이 영화가 그렇게 남길 바랍니다.”-‘비운의 천재 복서’ 기범 역을 맡은 유아인, 무대 인사에서
“정말 오랫동안 준비한 영화입니다. 그렇다고 거대한 프로젝트는 아닙니다. (웃음) 작고 귀여운 영화입니다. 취향에 따라 귀엽지 않을 수도 있지만…. 배우들이 모두 신인이다보니 영화 만들기 어렵겠다는 편견이 주위에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저 또한 여전히 시작하는 감독이고, 그래서 비슷한 사람들끼리 똘똘 뭉쳐서 성실과 열정으로 만들었습니다. <여고괴담>을 찍던 마음으로 찍은 것 같습니다.”-민규동 감독, 무대 인사에서

100자평

시종일관 유쾌하다. 이 영화의 매력은 무겁고 심각해질 법한 소재들을 달콤하고 발랄하게 풀어낸 데 있다. 진혁의 유괴담, 선우의 동성애, 기범의 부상은 빠른 편집, 뮤지컬적인 연출을 타고 어둠을 극복해낸다. 그렇다고 영화가 이들의 상처에 소홀하다는 건 아니다. 영화는 관객들이 주저하고, 걱정하고 있을 법한 고민과 클리쉐들을 강한 낙관으로 치고 나간 뒤 경쾌하게 노래한다. 그리고 이를 가능하게 하는 건 네 훈남 배우의 알콩달콩 앙상블이다. 보통의 로맨스영화 혹은 남자들의 우정담에선 생각하기 어려운 감정의 흐름과 동선들이 매력적인 남자 배우들의 옷을 입고 그럴싸하게 펼쳐진다. 특히 주지훈은 이 영화에서 제대로 피었다. 기범의 드라마가 얇고 과거와 현재, 네 인물의 에피소드들이 삐걱거리며 부딪히는 느낌이 드는 점은 아쉽지만 야오이적인 요소가 상당히 많음에도 거부감없이 완성됐다는 점에서 이 영화는 선방했다.
정재혁 <씨네21>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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