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국민요정' 걸그룹 S.E.S의 중심에 서있던 '가수' 유진. 그녀가 지난 2002년 TV드라마 <러빙 유>로 처음으로 연기를 하겠다고 선언했을 때만해도 그저그런 아이돌의 치기어린 만용이라는 평가가 대부분이었다. 그리고 꼭 10년이 지난 지금, 그녀는 다섯 편의 TV드라마와 두 편의 영화, 그리고 뮤지컬 무대에까지 서며 다양한 모습을 선보였고, 어느새 큰 진통없이 잔잔하게 한 자리를 차지하는 배우가 되었다.
유진의 두번째 스크린 나들이 작품인 <그 남자의 책 198쪽>은 그녀의 표현대로 "특별하게 감정의 기복이 큰 영화는 아니지만,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보는 내내 마음이 찡한" 지극히 일상적인 영화다. 그녀의 첫 작품이 <못말리는 결혼>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분명 변신이지만 오히려 본연의 자리로 돌아온 느낌이 강하다.
유진은 "극중 '은수'처럼 이별의 경험은 누구나 있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하며, '은수'의 마음을 너무나도 공감했고 그래서 연기하기가 한결 편했다고 전했다. 좀 더 구체적으로 파고들고 싶어하는 질문에는 영화 속 대사로 짧게 받아친다. "이별의 기억은 남아도 아픔은 사라진다."
도서관을 배경으로 한 친근하고 편안한 멜로 영화를 통해 돌아온 그녀의 사랑, 연기, 인생관을 담은 이야기 책을 '느린 인터뷰'와 함께 천천히 탐독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