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남은 단추가 채워졌다. 지난 11월18일, 드림웍스 애니메이션은 리처드 셔먼을 이사에 임명했다고 발표했다. 스티븐 스필버그, 제프리 카첸버그와 함께 드림웍스 SKG를 창시한 데이비드 게펜 전 대표가 지난 10월28일에 사임하면서 그간 빈자리로 남아 있었던 것.
드림웍스의 새 일원으로 합류한 리처드 셔먼은 1992년부터 개인투자관리회사인 ‘데이비드 게펜 컴퍼니’의 최고경영자로, 비즈니스 매니지먼트사를 이끄는 브레스라우어, 제이콥슨, 루트먼 등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거물들과 함께 일해온 경영관리의 실력자. 게펜의 사임 이후 스티븐 스필버그와 함께 드림웍스 애니메이션을 2인 체제로 이끌어온 제프리 카첸버그는 “리처드는 우리 회사에 대해 훤히 잘 알고 있는데다가 부가산업전문가들과 같은 재정분야의 광범위한 인맥을 함께 가지고 왔다”며 기대를 나타냈다. 리처드 셔먼 역시 “드림웍스의 가족이 된 걸 기쁘게 생각한다. 업계 최고 애니메이션 회사(드림웍스)의 미래를 위해 일류 매니지먼트를 제공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최근 파라마운트사와의 결별, 인도 기업 릴라이언스 빅 엔터테인먼트와의 새로운 동맹, 데이비드 게펜의 사임에 대한 무성한 소문 등이 할리우드 업계 사람들의 입방아에 쉴새 없이 오르내리는 가운데 내려진 결정이라 큰 관심을 모은다.
이번 임명을 두고 데이비드 게펜의 사임과 관련된 말이 또다시 불거져나왔다. 사임은 했지만 여전히 카첸버그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주주이자, 22%의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는 데이비드 게펜이 자신의 재정 인사(리처드 셔먼)를 임명해 회사 내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것. 하지만 이것 역시 그의 사임 이유와 함께 정확히 밝혀진 바 없다. 참고로 지난 10월 게펜이 사임했을 때 그는 절친한 동지 스티븐 스필버그, 제프리 카첸버그는 물론이고, 누구에게도 사임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 <뉴욕타임스>는 ‘그는 최근 파라마운트사의 모기업 비아콤 경영진들과의 갈등과 관계청산, 유니버설과의 새로운 관계형성 과정에서 직업적인 소강상태에 이른 것’으로 사임 이유를 추정했다.
이래저래 말 많은 조직개편 속에서 리처드 셔먼은 드림웍스 애니메이션에서 자신의 장기를 잘 발휘해 세간의 말들을 잠재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