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타]
그 남자 그 여자의 사랑법, <와니와 준하> 김희선, 주진모
2001-11-21
글 : 백은하 ( <매거진t> 편집장)
사진 : 이혜정

“진모 오빠는 <무사> 개봉 뒤에 부쩍 <와니와 준하> 촬영 열심히 하는 것 같더라.” 주진모의 얼굴엔 당황한 빛이 역력한데 스튜디오에는 일제히 폭소가 터진다. 김희선의 솔직하면서도 거침없는 말에 꼼짝없이 당한 주진모는 그러나 별로 기분 나쁜 표정이 아니다.그렇게 한참 귀여운 눈흘김을 주고받던 두 사람은 이번엔 사진기자가 필름을 교환하는 시간을 틈타 서로 옆구리에 살이 있네, 없네 하며 티격태격한다. 잘 들리지도 않게 몇마디가 더 오가더니 김희선이 무슨 말을 했는지 주진모가 ‘우하하’ 웃음을 터트린다. 76년생, 75년생. 한살 터울의 이들 사이에는 으레 커플로 출연했던 배우들이 보여주게 마련인 ‘닭살스런 챙겨줌’은 오가지 않았다. 그저 영화 속 ‘와니와 준하’처럼 무덤덤하게 재미있는 사람들. 살가운 대화없이도 ‘쿨’하게 정겨운 그 남자와 그 여자.

“우리 별로 안 친해요!” 합창하듯 말하다가 서로를 보고 ‘푸하하하’ 꺾어질 듯 웃음을 참지 못하는 이들. 단독 촬영시간에 살며시 김희선과 함께한 촬영이 얼마나 즐거웠는지를 이야기하는 주진모의 숨은 애교나 “아이고, 저거 입지 말고 이거 입으라니까. 이게 훨씬 예쁘네”라며 엄마처럼 주진모의 옷을 골라주는 김희선의 귀여운 간섭을 보고 있노라면 따로 떨어진 듯 보이는 이들이 사실 조금의 움직임에도 서로의 사인을 감지할 수 있는 ‘와니와 준하’의 매듭으로 이어져 있음을 알게 된다.

그렇게 ‘대한민국 대표 선남선녀’ 주진모와 김희선은 똑같은 색과 디자인에 사이즈만 달리한 신혼여행용 줄무늬 니트의 민망함이 아니라, 얼핏 보기엔 다른 듯 보이지만 묘한 연결점을 가지며 앙상블을 이루어내는 감각있는 커플룩의 경쾌함으로 시종일관 지켜보는 이들의 시선을 마법처럼 고정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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