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스코프]
내가 기억하는 광정이 형은…
2009-01-13
글 : 주성철
사진 : 최성열
한국영상자료원에서 열린 고 박광정 추모상영회

“광정이 형하고 같이 영화를 보는 느낌이라 기분이 참 묘하네요.”

지난 1월6일부터 8일까지 3일간 한국영상자료원에서는 ‘고 박광정 추모상영회’가 열렸다. 지난해 12월15일, 46살의 나이에 폐암으로 세상을 뜬 그를 다시 기억하는 자리였다. 6일 저녁에는 <진짜 사나이> 상영 뒤 절친한 동료배우였던 권해효의 진행으로 그를 추억하는 대화 시간이 마련됐고, 곧이어 박광정에게 1회 국제이머징탤런트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안겨준 <아내의 애인을 만나다>가 상영됐다. <진짜 사나이>에서 박광정은 각기 다른 색깔의 악당 ‘빨노파’ 중 파란색 옷을 입은 악당으로 출연했다.

권해효 외에도 “생전 자기 영화 얘기 안 하던 사람이 뭔가 자랑이 하고 싶었는지 <아내의 애인을 만나다>를 극장에서 꼭 보라 했다”던 배우 오지혜, 개봉 대기 중인 박광정의 유작 <작은연못>을 함께한 배우 이대연, <진짜 사나이>에 출연하기도 했던 동료 배우 최용민, <아내의 애인을 만나다>의 김태식 감독 등이 함께 영화를 관람하고 관객과 대화를 나눴다. 권해효에 따르면 추모회에 참석을 고려했던 유족들은 “아직 그를 떠나보내지 않은 것 같다”는 이유로 함께하지 못했다.

<진짜 사나이>의 주인공 권해효는 영화에 대해 “당시 <런어웨이>와 함께 익영영화사를 망하게 했던 저주받은 영화(웃음)”라며 “여러모로 시대를 앞서간 영화였다”고 말했다. 박광정과 맨 처음 함께 출연했던 영화는 <명자 아끼꼬 쏘냐>라고.
폐암으로 사망한 박광정을 떠올리며 오지혜(가운데)는 “광정이 형만 떠올리면 잔뜩 웅크리고 담배를 피워대던 모습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하루에 3갑씩 피우셨을 것”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진짜 사나이>의 동료배우 최용민.
<아내의 애인을 만나다> 감독 김태식.
<아내의 애인을 만나다> 시나리오작가 김전한(왼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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