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스 리뷰]
찌질한 청춘의 좌충우돌 여행기, <낮술> 첫 공개
2009-01-29
글 : 강병진
온라인 프리뷰/ <낮술>

일시 1월 21일 수요일 장소 씨네코드 선재

이 영화

2007년 서울독립영화제와 2008년 전주국제영화제를 통해 화제작으로 떠오른 영화. <낮술>은 우연히 강원도에 홀로 떨어진 어느 남자의 좌충우돌 여행기다. 펜션에서 만난 옆방 여자는 그에게 술을 사달라며 다가온다. 만약 당신이 남자라면 어쩌겠는가.영화는 이 찰나의 선택에서 빚어진 찌질한 여행담을 담고 있다. 모든 문제는 술에서 시작한다. 술을 사달라던 여자는 같이 바다에 가자며 남자의 기대를 부추기지만, 갑자기 나타난 애인과 사라진다. 다른 여행지에서 다시 만난 이 커플은 역시 남자에게 술을 권하며 다가온 뒤, 다음날 아침 그의 바지를 벗기고 지갑을 뺏어 도망간다. 한겨레 영화학교 출신인 노영석 감독의 첫 장편영화. 로카르노, 토론토, 테살로니키, 스톡홀름, 에스토니아 등을 돌며 국제영화제 순방중이다.

100자평

예기치 못한 강원도 여행, 그곳에서 예쁘지만 임자 있어 보이는 여자와의 스릴있는 하룻밤, 분위기 있게 리드하는 연상녀와의 연애 등은 이성애자 남자의 로망일 것이다. 전자는 <생활의 발견>이나 <해변의 여인> 등에서, 후자는 <봄날은 간다>에서 구현된 바 도 있다. <낮술>은 홍상수 영화와 <봄날은 간다>를 뚜렷이 의식하면서, 이들 영화들과 다른 궤를 그린다. 홍상수 영화와 <봄날은 간다>가 '찌질남' 혹은 순진남에 대한 비판을 수행하는 듯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들의 로망을 적극 재현하였던 것과는 달리, <낮술>은 이성애자 남자의 로망이 홀딱 깨다 못해 악몽으로 변하는 뜨악한 지점을 보여주며, 이를통해 이성애자 남자의 한계와 취약성을 자명하게 보여준다. 예쁜 여자에게는 무조건 끌리고, 못생긴 여자와 게이(인지 미심쩍은) 남자의 호의에 대해선 최소한의 유연함조차 발휘하지 못하는 이여.....약한자여 그대의 이름은 이성애자 남자이니라.
- 황진미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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