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1월 28일 수요일 장소 메가박스 코엑스
이 영화
백수 청년 현수(박용하)는 찌질한 인생을 한방에 갈아타기 위해 주식에 도전한다. 수년간의 독학을 거쳐 주식 그래프를 자유자재로 읽어낼 수 있는 프로 개미가 되어, 마침내 작전주 하나를 추격해 한번에 수천 만원을 손에 쥔다. 그러나 그가 건드린 것은 전직 조폭 출신 황종구(박희순)와 서진에셋의 특급 펀드 매니저 조민형(김무열) 등이 작업중인 작전주였다. 현수는 이들에게 엮여 대한민국을 뒤흔들 600억 헤비급 주식 작전에 투입된다. 이번 작전에 연루된 인물들은 종구와 민형 외에도 상류층의 자산관리 전문가 유서연(김민정), 대산토건의 대주주 박창주 등 최고의 멤버들이다. 여기에 쪽집게 분석으로 유명한 언론 스타 김승범의 여론 몰이와 검은 머리 외국인 브라이언 최를 통해 외국 자본을 끌어들이며 판은 걷잡을 수 없이 커져만 가고, 눈 먼 개미들의 돈을 쓸어모으기 시작한다.
100자평
최초로 주가조작을 소재로 한 영화라는 점은 좋다. 시종 긴장을 잃지 않고 극을 끌고 나가는 점도 좋다. 하지만 아주 잘 빠진 사기 영화가 되기엔 '순도'가 좀 떨어진다. 주인공이 독특한 개성이나 일정 수준 이상의 교활함을 지니지 못한 '평범백수'라는 점이나, 악역 역시 경제사범이 되기엔 지능이 한참 못미치는 조폭 출신이라는 점은 영화의 프로페셔널한 매력을 반감시킨다. 인물의 문제는 서사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 결과 가장 중요한 대목에서 두뇌싸움이 아니라 폭력으로 결판이 나는데, 가령 '설거지의 달인'은 50억짜리 솜씨도 보이지 못한 채 허무하게 처리되고, 금감원과 경찰의 출동은 장르에 걸맞지 않게 너무 큰 역할을 하게 된다. 영화는 충분히 볼만하다. 특히 박희순과 김무열의 연기는 매우 인상적이며, 박희순의 짧은 대사는 강력한 코미디적 힘을 발휘한다. 그에 비해 박용하와 김민정의 역할은 밋밋하고 그다지 큰 임팩트를 주지 못한다. 칼로 일어선자 칼로 망하고, 작전으로 일어선 자 작전으로 망한다는 과정을 순도있고 치밀하게 전개하지 못하면서, 중간중간 코미디와 폭력이 그 자리를 대신 메우는 것은 아쉽다. 여기에 주식투자는 장기적인 전망하에 기업의 내적 가치를 위주로 해야한다는 공자님 말씀을 설파하려는 것은 썰렁해 보이기까지 한다. 사기영화로서의 전문성을 살리지 못하고 섣불리 교훈을 전하려 한 영화에게 해 줄 말은..."왜 이래~아마추어 같이~"
- 황진미 영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