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세계의 관객을 만나다-뉴욕] 영화계의 오바마 페리를 지지한다
2009-03-18
글 : 양지현 (뉴욕 통신원)
‘미국 영화계의 오바마’ 타일러 페리의 매력은 인생을 담은 영화를 만드는 것이라고 샤키야 콜은 말한다.

몇해 전부터 시작된 기이한 현상이 있다. 원래 방학이 시작되는 5월부터 개봉하던 블록버스터 행진이 3월로 앞당겨지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 2007년 3월 <300>으로 대히트를 쳤던 잭 스나이더 감독의 <왓치맨>이 3월 개봉하면서 이러한 현상은 올해 확고해졌다. 그런데 웬걸. 2월 말 개봉한 타일러 페리 감독의 <마디아 감옥에 가다>가 2주 연속 1위를 차지하더니 <왓치맨>이 개봉한 3월 첫쨋주에도 2위를 지키고 있다. 기독교 흑인 관객층을 주요 타깃으로 하고, 평론가들에게 개봉 전 관람을 허가하지 않아 늘 혹평을 받아왔던 페리는 이번 영화로 3월8일 현재 7650만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뉴욕시 한가운데 자리한 타임스스퀘어의 대형 체인 극장 ‘AMC 시어터스 엠파이어 25’에서 토요일 오전 <마디아…>를 관람한 샤키야 콜과 이야기를 나눴다.

-다들 <왓치맨> 보러 가던데, 개봉한 지 3주나 된 <마디아 감옥에 가다>를 보러왔나.
=친구들이 재미있다고 해서 보러왔다. 원래 타일러 페리의 팬이다. 페리가 만든 영화와 TV, 연극 DVD를 모조리 가지고 있다.(웃음) 이번 영화도 개봉 소식은 알고 있었는데 친구들이 하도 보라고 난리를 쳐서 짬을 내 보러왔다. 친구들과 함께 시간 맞춰서 보기가 힘들어 가끔 이렇게 주말 아침에 와서 보곤 한다.

-친구들과 시간 맞추기 힘들다니 하는 말인가? 무슨 일을 하는지 물어봐도 되나.
=가정집에서 노인이나 장애인을 위한 재택 간호를 한다(영어 직업명은 Home Health Aide 또는 Home attendant). 보통 직장에 다니는 친구들과 근무 시간이 다르다. 그래서 시간이 날 때마다 영화를 보는 편이다.

-타일러 페리의 팬이라니 이 영화가 2주간 1위를 차지해서 좋았겠다.
=정말 기뻤다. 흑인 커뮤니티를 대상으로 한 영화는 아무래도 제한된 관객층만 끌게 마련인데, 페리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진 것이 아닌가 싶다. 그의 작품은 인생에 대한 이야기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과연 인생이 무엇인지에 대해 얘기한다. 그리고 메인 스트림에서 편견없이 기독교적인 인생관을 다뤄줘서 고맙다.

-팬이 된 특별한 이유라도 있나.
=마음에 드는 영화를 만드는 것도 이유지만 어려움을 이겨내고 성공한 페리의 과거사도 큰 역할을 했다. 어릴 적에 아버지에게 학대도 받았고 성장 뒤에는 돈이 없어 차에서 기거를 했다더라. 그런데 지금 그는 흑인으로는 처음으로 영화사 ‘Tyler Perry Studios’를 만들었다. 그의 경험은 노력을 한다면 어떤 일도 할 수 있다는 것을 직접 보여준다. 물론 대통령 오바마도 있지만 페리 역시 흑인 젊은이들에게는 훌륭한 롤모델이다.

-솔직히 광고만 보고 단순한 슬랩스틱코미디라고 생각했는데 무척 심오한 내용을 다루더라.
=맞다. 평론가들은 페리의 영화를 얕보는 경향이 있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 그의 영화를 보면 내가 직접 경험하고, 주변 사람들이 겪었던 일들이 많이 나온다. 인생을 담은 영화다.

-주로 흑인 영화인들의 작품을 즐겨 보나.
=그렇지는 않다. 근래 개봉했던 <테이큰>이나 <안나와 알렉스: 두 자매 이야기>도 봤다. 이 영화가 더 재미있긴 했지만(웃음). 물론 흑인 영화인의 작품이 나오면 늘 관객으로서 지원을 하는 편이다.

-여성 목사 엘렌 역으로 나온 바이올라 데이비스가 영화 <다우트>로 올 아카데미상 여우조연상 후보에 올랐다.
=연기 참 잘하더라. 극중에서 어려운 여성들을 많이 도와주지 않나. 본받을 수 있는 여성으로 나와서 좋았다. 일부에서는 페리의 영화가 작품성이 없다고들 하지만 그의 영화에 출연하는 배우들을 봐라. 알아주는 연기자들이 많지 않나.

-기다리는 영화가 또 있나.
=이 영화 상영 전에 본 트레일러가 있다. 모니크가 주연하는 <프레셔스>(Precious 또는 Push: Based on the Novel by Sapphire)도 보고 싶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라던데, 무척 기대가 된다.

-근데 요즘 극장 입장료가 너무 비싸지 않나. 소리소문 없이 12달러50센트나 하고.
=오르는 가격을 누가 막겠나. 경제적으로 다들 어렵지 않나. 그래서 새로운 대통령을 뽑은 거고. 개인적으로 보고 싶은 영화는 주로 극장에서 보려고 노력한다. 지갑 걱정해서 주말 아침에 조조 할인(50% 할인) 관람을 하긴 해도 말이다. 당신도 그래서 일찍 온 것 아닌가? (웃음) DVD랑 극장은 비교하기 힘들다. 안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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