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여자들은 후쿠야마에게 지배받고 있다.”
한 코미디언의 과장 섞인 칭찬이지만 이 말이 틀린 건 아니다. 후쿠야마 마사하루는 여성들에게 완벽한 남자다. 키 크고, 얼굴 되고, 노래 잘하고, 연기 되고. 게다가 예술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사진가란 경력과 남성적인 매력을 더하는 트래킹이란 취미까지. 그는 기무라 다쿠야보다 더 오래 정상을 지키는 남자 스타다.
1990년 <추억의 빗속>으로 가수 데뷔해 벌써 20년. 지금까지 그가 판 음반은 모두 2천만장이 넘는다. 얼굴을 알린 드라마 <한지붕 아래> <언젠가 다시 만나리>부터 2007년 최고 인기작인 <갈릴레오>와 그 연장선 위의 영화 <용의자 X의 헌신>까지, 배우로서의 위치도 탄탄하다. 그는 2010년 <NHK>에서 방영될 대하드라마 <용마전>에도 캐스팅됐다. 마지막까지 기무라 다쿠야가 캐스팅 후보로 거론됐던 작품이다. 다재다능 팔방미남이 따로 없다. 2000년엔 시계 브랜드 CITIZEN의 CF도 연출했고, 2000년 시드니부터 2008년 베이징올림픽까지는 <아사히TV>의 공식 카메라맨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더이상 무얼 바랄 수 있을까.
하지만 이 화려함은 고민에서 나온다. 예술가에 대한 집요한 고집이라 해도 되겠다. 인기가 최고조였던 1996년 그는 2년간 활동을 멈췄다. <하트> 앨범 재킷 작업을 하며 알게 된 일본 사진계의 대가 우에다 쇼지를 만나 사진에 몰두했다. ‘잘 팔리느냐, 안 팔리느냐와 관계없이 무언가를 만들어낸다는 것의 의미’를 생각했다. 그는 “프로페셔널하면서 아마추어적인 것을 잃지 않는 기분”을 상기했고, 오해와 편견으로 포장된 자신의 이미지에서 스스로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고민했다. 그리고 내린 결론은 자신은 “10종 경기 선수”같아 “특화될 수 없는 존재”라는 것. 겉으론 마냥 완벽하고 화려했던 그는 사실 결핍과 열등감 속에 있었다. 20, 30대 일본 여성들의 지지도 딱 절반만 즐겼다. 대중의 사랑은 손에 넣었어도 빼어난 예술가는 되지 못했다. 하지만 이게 후쿠야마의 멋이다. 자신의 벽을 알고 거기에 솔직한 것. 최선이 아닌 차선이라도 열정을 갖고 달리는 것. 그 씁쓸한 한숨에도 대중은 눈이 부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