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뉴스]
[시사 티켓] 십자가상이라도 휘둘러야 할까
2009-04-20
글 : 김용언

영화명: <졸업>
관람자: <PD수첩> 김보슬 PD, 약혼자 조준묵 PD

MBC 김보슬 PD가 지난 4월15일 검찰에 전격 체포됐다. 김 PD는 2008년 <PD수첩> ‘광우병’ 편 미국 현지 취재를 담당했고, 정운천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등이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사건의 주요 소환 대상자였다. 그동안 김 PD는 MBC방송센터에서 지내며 검찰 소환에 불응하다, 19일 예정된 결혼식 준비를 위해 방송사를 나섰다가 체포됐다. 검찰은 광우병 환자 의심 사례로 등장했던 아레사 빈슨의 사망 원인이 ‘인간광우병’이 아님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왜곡 보도했다고 주장했고, <PD수첩>쪽은 ‘인간광우병에 걸렸을지도 모른다’를 ‘걸렸다’라고 오역한 것에 대해선 이미 정정 보도와 사과까지 마친 상태다. 그 바쁘다는 검찰은 반년 넘게 이 한마디의 오역을 두고 제작진을 전원 체포하겠노라 눈에 불을 켰다.

그녀가 19일 동료이자 약혼자 조준묵 PD와 무사히 백년가약을 맺을 수 있길. 십자가상을 사납게 휘두르며 연인을 부패한 기성사회의 손아귀에서 빼내오던 더스틴 호프먼처럼, 두 사람 역시 이 정권의 말도 안되는 보복성 집념에서 무사히 탈출하기를. 아, 정말이지 이 시대를 ‘졸업’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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