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제소식]
질문도 ‘돈’, 답변도 ‘돈’
2009-05-02
글 : 안현진 (LA 통신원)
<숏!숏!숏! 2009: 황금시대> 관객과의 대화

“감독님들은 앞으로 나와주세요”라는 조지훈 프로그래머의 구령에 맞춰 <숏!숏!숏! 2009: 황금시대>(이하 <숏!숏!숏! 2009>)를 만든 감독들이 주르륵 스크린 앞에 선다. 개막작으로도 상영된 <숏!숏!숏! 2009>는 10회를 맞은 전주국제영화제가 특별히 기획한 프로젝트로, 10명의 감독들이 ‘돈’이라는 하나의 주제 아래 만든 단편 10개를 모은 옴니버스 영화다. 오늘 GV에 참여한 감독들은 김은경, 권종관, 김영남, 김성호, 이송희일, 최익환 6명이다.

첫 질문은 <Penny Lover>를 만든 김성호 감독에게 돌아갔다. “10원짜리 동전을 찾고 또 버리는 주인공의 심리변화 지점”을 묻는 여성 관객의 날카로운 질문에, 김 감독은 “잊히기 쉽고 하찮은 동전의 상징은 주인공이 보는 소년이었으나 나중에는 자신이 보는 자신으로 변화된다”고 설명했다. 첫 질문이 어려웠던 탓일까? 잠시 침묵이 흐른다. “질문이 없으면 이 시간 끝납니다.” 사회를 맡은 조 프로그래머의 부드러운 진행에 객석에서 다시 손이 올라왔다. 주제가 주제이다 보니 제작비도 궁금한 모양. 감독 한명당 지원된 금액은 500만원이란다. ‘원신원컷’으로 <유언 Live>를 만든 최익환 감독과 10편 중 상영시간이 가장 짧은 <불안>의 이송희일 감독은 “제작비가 남았을 것”이라는 농담 섞인 의혹 때문에 객석을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정말 재밌게 봤다”고 입을 연 한 관객은 최익환, 김영남, 김은경 세 감독을 지명하더니 영화에서 사용된 ‘떡볶이 국물이 묻은 운동화’, ‘톱’, ‘사슴의 뿔’이 가지는 각각의 의미를 궁금해했고, 감독들은 질문의 대답 뿐 아니라 어떤 의도에서 그런 장면이 나왔는지까지를 대답해 풍성한 자리로 만들었다.

주제의 일반성 때문인지 시나리오 작업 과정을 묻는 질문도 많았다. 권종관 감독은 “돈으로 맞아보고 싶다”는 사담을 꺼내 관객을 즐겁게 했고, 이송희일 감독은 “주식하다가 어려운 처지에 빠진 주변인이 많다”고 이야기해서 영화의 주제가 현실과 맺은 밀접한 관계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2009년 가을 KT&G 상상마당에서 개봉할 계획인 <숏!숏!숏! 2009>는 5월4일 CGV4관(GV 있음), 6일 메가박스5관에서 다시 만날 수 있다.

사진 김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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