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솔로> Goodbye Solo 감독 라민 바흐러니
미국|2008년|91분|35mm|컬러
솔로는 택시 기사다. 어둠이 자욱한 어느 밤, 70세 노인 윌리엄을 태운 그는 2주 동안 그의 운전사가 되어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상대를 유심히 바라보던 솔로의 눈동자에 의문이 서린다. 노인은 뭔가 고약한 일을 준비 중인 게 틀림없다. 멕시코 출신의 아내, 귀여운 딸아이와 함께 사는 솔로는 착한 남자다. 윌리엄이 2주 후 자살하려 한다는 걸 알게 된 그는 그 결정을 돌이키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그러나 이 고지식한 늙은이는 솔로가 내민 손을 좀처럼 잡으려 하지 않는다. “나를 혼자 내버려둬. 너에게 신경 쓰고 싶지 않아.” 그럼에도 이 선량하지만 우직한 남자는 포기하지 않는다. 그 사이 말수 적은 노인도 조금씩 마음을 열고, 그들의 관계에도 진전이 있다 싶었는데, 마지막 순간 “내 인생에 꺼져 달라”는 거절의 외침만이 돌아와 솔로를 할퀸다.
<굿바이 솔로>는 냉혹한 영화다. 세네갈 출신의 젊은 흑인과 백인 노인의 우정을 다루는 이 영화는 굳게 쥔 주먹을 풀지 않고 그대로 강타를 날린다. 윌리엄은 끝내 죽음을 선택할 것이고, 솔로는 그가 사라진 어느 허공을 초조한 눈길로 바라볼 것이다. 그 시선은, 언젠가 솔로의 뒷모습을 묵묵히 지켜보던 윌리엄의 주름진 얼굴, 그 물기 어린 눈동자를 은연중에 떠올리게 한다. 2008년 베니스영화제 국제비평가상 수상작. 이란계 미국감독인 라민 바흐러니는 2006년 <카트 끄는 남자>로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인디비전 부문 특별언급을 받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