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상적 애정:물 위의 사랑> Cry Me A River
중국,스페인,프랑스/2008/19분/HD/컬러/지아장커
19분짜리 짧은 단편이다. 그럼에도 이 영화를 따로 떼어 소개하는 이유는 지아장커의 신작이기 때문이며 그의 다른 장편 영화들에 비교해 보아도 적지 않은 감동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대학을 졸업한 지 10여년 쯤 되는 네 명의 남녀 친구들이 은사의 생일잔치를 위해 다시 모인다. 조금 어색하고 또 즐겁기도 한 저녁 한 때가 지나고 그 다음날 그들은 한 쌍씩 짝을 지어 도시를 배회한다. 그들은 과거에 서로 사랑했던 사이며 지금은 각자의 삶이 있다. 하지만 그다지 행복하지 않다. 강은 유유히 흐르고 있지만 그들의 시간은 지나 버렸다. 사실 이런 이야기는 많이 들어왔다. 단편영화의 실습작으로 누구나 꿈꾸는 그런 상투적 소재이며 또한 그 얼마나 지루하게 반복되었던 감정인가. 그럼에도 지아 장커의 은은함이 빛난다. 지아 장커의 예의 그 카메라는 인물을 느릿느릿 쫓다가 마치 카메라 그 스스로의 기억에 빠진 듯 잠시 멈춰 서기도 하고 다시 인물을 쫓기도 하면서 극의 안과 밖을 오가는 감정의 물결을 만들어낸다. 짧지만 아름다운 지아 장커식 연애담이라 할 만한데, 그가 연애를 그리면 또한 이렇게 쓸쓸함이 피어 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지아 장커는 이 영화를 "나와 같은 1970년대 생들에게 바친다"고 전했다. 또 다른 뛰어난 단편 라브디아즈의 <속죄>, 존 조스트의 <좋은 남자>, 이치카와 준의 <옷 한 벌 살까요>와 함께 시네마스케이프 단편 2에서 상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