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제소식]
인생처럼, 영화처럼
2009-05-03
글 : 장미
<코마> 배우 나카무라 유코

작년 12월, 가와세 나오미 감독은 나카무라 유코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행 안 갈래? 시간 비었으면 여행 가자.” <호타루>(2000)를 함께 작업한 뒤 가와세 감독과 가깝게 지내던 그녀는 여행 가는 기분으로 짐을 싸들고 <코마>에 승선했으리라. 태고의 흔적을 간직한 나라 지방을 배경으로 전문배우와 비전문배우들이 뒤섞여 품어내는 묘한 신비로움. 재일교포 3세 강준일과 교감하는 하츠코 역을 맡은 나카무라는 코마라는 마을, 그 고즈넉한 저택에서 실제로 “살았다”고 말했다. “극중 어머니를 연기한 분은 원래 집주인이다. (웃음) 그 저택에서 잠자고 밥 지어먹으면서 촬영했다.”

<코마>는 홍상수의 <첩첩산중>, 라브 디아즈의 <나비들에겐 기억이 없다>와 더불어 <디지털 삼인삼색 2009: 어떤 방문>에 이름을 올린 영화. <수자쿠> <너를 보내는 숲> 등을 마음에 새긴 이라면 가와세 감독의 신작이 녹록지 않은 이야기임을 미루어 짐작할 것이다. “감독님의 작품에는 생명이라는 공통된 테마가 있다. 그 스타일을 알고 있으니까, 내안에서 느끼는 걸 그대로 표출하듯이 연기했다.” <피와 뼈> <스트로베리 쇼트케이크> 등에 출연해 한국관객에게도 낯익은 배우일 그녀는 “현실에 바탕을 둔 연기”, 영화가 인생이 되고 인생이 영화로 흐르는 그런 미래를 꿈꾼다. 그래서일까. 혹시 한국영화를 즐겨보냐는 답변을 던지자 “삶의 의지가 강한 인물을 풍성하게 그려낸다는 점에서 가와세 감독과 흡사한 이창동 감독의 영화를 좋아한다”는 명석한 대답이 돌아왔다. “제일 충격을 받았던 영화는 <오아시스>고, 제일 기억에 남는 영화는 <밀양>이다. 기회가 된다면 그의 영화에 출연하고 싶다. (웃음)”

사진 소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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