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영화]
잡아먹을까? 말까? <돼지가 있는 교실>
2009-05-03
글 : 안현진 (LA 통신원)

돼지가 있는 교실 School Days with a Pig
마이다 테츠/일본/2008년/109분/전북대문화관/오후 2시

“이 돼지를 함께 키우고, 다 크면 잡아먹자.” 새끼 돼지를 교실에 끌고 온 6학년2반의 담임교사 호시의 말이다. 새 학년이 시작된 지 겨우 한 달 째, 갓 부임한 젊은 교사는 이 체험을 통해 학생들에게 생명이 무엇인지 가르치려고 한다. 마지막에 그들에게 닥칠 죄의식과 고통을 내다보지 못한 채 아이들은 무작정 신이 났다. 보는 것만으로도 귀여운 핑크빛 아기 돼지는 “P짱”이란 이름을 얻었고, 자연스레 그들의 친구가 됐다. 학교 안팎의 눈총으로 우여곡절도 겪지만, 2월이 될 때까지 아이들은 돼지와 함께 훌쩍 자라난다. 그리고 졸업을 한 달 앞둔 날부터 그들은 처음에 전제한‘잡아먹기’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한다.

18년 전 오사카의 한 초등학교에서 있었던 실화가 바탕이 된 <돼지가 있는 교실>은 당시에 크게 화제가 된 이야기로, 살기 위해 다른 존재를 먹는 인간이 그렇게 희생되는 생명에 대해 가져야할 태도를 이야기한다. 영화의 입장은 중립적이다. 교실을 찾아올 정도로 똑똑한 P짱의 생사를 놓고 벌어지는 토론에서 카메라는 묵묵히 아이들에게 발언권을 줄 뿐 어느 한편을 지지하거나 비난하지 않는다. 영화에서 잔인한 선택을 종용받는 아이들의 모습도 흥미롭다. 감정을 누르고 이성을 따를 때 흘리는 눈물은 연기가 아니라 진짜 같다. 실화 속 학생들처럼 아역배우들도 그렇게 세상을 배워나간 모양이다. 소년의 태를 벗은 꽃미남 배우 츠마부키 사토시가 아이들과 함께 배우는 교사 호시를 연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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