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제소식]
스승과 제자의 콤비 플레이
2009-05-04
글 : 안현진 (LA 통신원)
<동베이, 동베이>의 감독 저우펑과 프로듀서 왕홍웨이

낮에는 옷가게 판매사원으로, 밤에는 나이트클럽의 호스티스로 일하는 소녀의 기구한 운명을 포착한 영화 <동베이, 동베이>는 감독 저우펑과 프로듀서 왕홍웨이가 '함께' 만든 영화다. 당연한 이야기라고? 모르는 소리다. 베이징 전영학원에서 교수와 학생으로 처음 만난 두 사람은, 각본 단계에서부터 모든 걸음을 함께 밟으며 영화를 완성해냈다.

데뷔작으로 베를린과 홍콩에 이어 전주국제영화제에까지 초대된 저우펑은 과제로 제출한 16mm 단편을 통해 왕홍웨이의 눈에 띄었다. "1년 과정이다 보니 재능 있는 학생은 눈에 띈다"고 말하는 왕홍웨이는 닝하오 감독의 영화 전편에 제작자로 참여한 베테랑 프로듀서. 그가 소개하는 <동베이, 동베이>는 "현대 중국인들이 변화를 받아들이는 자세"에 초점을 맞춘 영화다. 어떻게 생각하면 희망적인 가이드라인이 되려나 싶지만, 저우펑은 냉정하고 객관적인 시선으로 중국의 오늘을 바라본다.

혹시 그렇기에 화려하지만 차가운 얼음의 도시 하얼빈이 배경이 됐나 물으니, 감독은 긍정하면서도 다른 설명을 덧붙였다. 빙하가 만들어내는 장관과 개발도시의 무질서가 뒤섞인 풍경이 미학적으로도 훌륭하다는 것. 영화감독이 되기 전 광동성에서 디자이너로 13년간 활동한 전문가다운 설명이다. 때문에 광둥성을 배경으로 선택한 그의 차기작은 조금 더 감독의 색깔이 묻어날 것 같다. 개발특구인 만큼 중국 각지에서 모여든 다양한 인간군상을 만날 수 있다고, 저우펑이 설명을 보탠다. 새 영화로 내년에도 전주에 오고 싶다는 두 파트너의 소망이 실현되길 바라본다.

사진 소동성

관련 영화

관련 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