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영화]
‘코핀 조 트릴로지’의 완결판 <악의 화신>
2009-05-04
글 : 안현진 (LA 통신원)

<악의 화신> Embodiment of Evil
주제 모지카 마린스/브라질 / 2008년 / 90분 / 전북대문화관/ 오후 8시

<악의 화신>은 '브라질의 다리오 아르젠토' 주제 모지카 마린스가 <At Midnight I’ll Take Your Soul>(1963)과 <This Night I Will Possess Your Corpse>(1967)에 이어 40년 만에 선보인 '코핀 조 트릴로지'의 완결판이다. 망토, 모자, 양복까지 모두 검은색으로 휘감은 '코핀 조'는 빈민가의 장의사로, 3편에 걸쳐 그가 이루고자 하는 지상과제는 "우월한 여성"의 몸에 자신의 우월한 씨앗을 심는 것이다. 그가 지난 40년간 수감됐던 이유도 아들을 얻고자 무자비하게 사람들을 죽였기 때문이다. 항간에는 죽었다고 소문이 돌았던 코핀 조가 세상에 나오자 마을은 발칵 뒤집힌다. 그의 긴 손톱에 눈을 팼던 경찰과 그에게 아버지를 잃은 사제는 복수의 칼날을 갈며, 코핀 조를 추적하기 시작한다.

2편의 전작들이 흑백으로 촬영된 것과 다르게 총천연색의 화려함을 자랑하는 <악의 화신>은 공포영화광에게는 종합선물세트 같은 선택일 거다. 살인, 섹스, 고문, 신체절단, 식인, 수간, 초자연적 현상, 미신 등 다양한 호러의 요소가 영화 전반에 걸쳐 튀어나온다. 계속되는 유혈낭자한 장면들과 비명 소리에 눈과 귀를 막고픈 관객도 분명 있겠지만, 이 아름다운 괴작의 유머는 거부하기 어려울 것. 일부 환각장면에서 CG가 사용됐음에도 손으로 빚어낸 듯한 프로덕션 디자인 역시 매력적이다. 시종일관 극적인 톤을 유지하며 대사를 쏟아내는 코핀 조는 감독 마린스의 얼터 에고로 알려졌으며, 트레이드 마크인 길고 구부러진 손톱은, 마린스가 소중하게 기른 '진짜' 손톱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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