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스코프]
뮤지컬 보이들의 변신
2009-05-05
사진 : 최성열
글 : 박성렬 (객원기자)
김대현 감독의 <순수의 시대> 순창 촬영현장

소음이 가장 큰 적이었다. 하지만 귀를 틀어막는다고 될 일이 아니었다. 지난 4월29일 영화 <순수의 시대> 촬영팀은 전라남도 순창고등학교 정문에 자리잡았다. 대로를 마주한 촬영현장에서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학생의 출입을 막으니 차가 굉음을 내며 지나갔다. 차를 막았더니 어딘가에서 개가 짖었다. 변희철 음향기사는 종종 헤드폰을 벗고 자리에서 일어나 김대현 감독과 심각한 표정으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스탭들은 보이지 않는 장애물인 ‘소리’를 의식하고 눈살을 찌푸렸다.

주연배우의 연기만이 답이었다. 실제 순창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 <순수의 시대>에서 뮤지컬 배우 신성록과 김다현은 지금과는 상반된 모습으로 연기변신을 시도한다. 신성록은 형의 죽음으로 방황하는 거친 캐릭터 ‘동식’, 김다현은 모범생 이미지가 돋보이는 엘리트 ‘승호’ 역할을 맡았다. 신성록은 “로맨틱코미디에서는 찾을 수 없는 현실적인 캐릭터”에 도전해보고 싶어 지금의 역할을 선택했다고. 편집 모니터를 들여다보니 두 배우의 본래 모습은 온데간데없다. 시나리오 속의 두 주인공이 재회하는 모습이 보일 뿐이다. <순수의 시대>의 장르는 섬세한 연기가 요구되는 스릴러다. 무대에 적응한 신성록과 김다현의 표현력에 기대가 쏠리는 것도 그 때문이다.

이날 순창고등학교 앞에서의 촬영은 리허설을 포함해 약 세 시간이 걸렸다. 테이크가 늘어나자 오랫동안 담배를 물고 있던 신성록이 먼저 투정을 부린다. “몇 개비째인지 모르겠다, 속이 쓰라리다.” 김대현 감독은 신성록에게 마지막으로 짧은 서너컷을 부탁한다. 마지막 “OK” 사인이 떨어지자 배우들은 서문성 현장편집기사의 화면 옆에 모여 연기를 모니터하고 스탭들은 섬진강으로 이동해 야간 촬영을 준비한다. 대부분 순창에서 이루어진 촬영은 현재 절반 조금 넘게 완성된 상태다. <순수의 시대>는 올해 5월 말 크랭크업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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