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OD]
[원작의 뒤안길] 안되는 게 너무 많아
2009-05-06
글 : 김향청 (일본 쿠리에 자폰 편집자)

한국에서 시청률 30%를 돌파한 드라마 <꽃보다 남자>의 원작은 일본에서 소녀만화잡지 <마가레트>에서 연재된 뒤 단행본으로 6천만부가 팔린 대히트 만화다. 일본에서도 이미 드라마판, 영화판이 나와 있어 많은 인기를 모았다. 일본의 <꽃보다 남자>의 드라마판 공식 사이트를 보면 기이한 점이 있다. 도묘지 츠카사(한국에서 이민호가 연기한 구준표)만 그림으로 되어 있고 사진이 안 찍혀 있는 것이다.

이것은 도묘지 쓰카사 역을 한 마쓰모토 준의 소속회사 자니즈 사무소의 독특한 사풍과 관련있다.
자니즈 사무소는 소속 탤런트들의 초상권 관리가 철저하다. 네티즌이 개인블로그 등에 사진을 올리기는커녕 신문이나 잡지도 특별한 경우 외에는 사진을 사용하지 못하게 한다. 놀라운 것은 자니즈 소속 연예인들이 출연한 드라마나 영화의 공식 홈페이지에도 사진을 못 올리게 한다는 점이다. 주인공인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래도 방송국이나 출판사는 자니즈 사무소와 싸우게 되면 시청률이나 독자부수를 올릴 수 있는 탤런트들을 기용 못할지도 모른다는 눈에 안 보이는 압력 때문에 사무소의 의향을 따라왔다. 다만 지난해부터 그 규제가 약간 완화된 듯 보인다. 지난해 발표된 영화 <꽃보다 남자 파이널>의 홈페이지에는 마쓰모토 준의 사진이 게재되어 있다.

얼마 전 한국에서 초난강으로 알려진 구사나기 쓰요시가 새벽에 알몸으로 공원을 배회하다 체포된 사건이 있었다. 물론 사회적으로 널리 알려진 사람이 해서는 안되는 일이다. 다만 경범에 지나지 않는 사건에 특히 방송국의 뉴스 프로에서 많은 시간을 들여 연일 떠든 것에 대해서는 “오버한다”는 게 사회 전반적인 반응이다. 여태껏 자니즈 사무소에 ‘억압’당해오던 언론들의 울분이 발산된 결과인가 하는 생각까지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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