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영화]
드니 코테 감독이 그려낸 위험천만한 퀘백 <그녀가 바라는 모든 것>
2009-05-05
글 : 정한석 (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

그녀가 바라는 모든 것 All That She Wants
드니 코테/캐나다/2008년/105분/전주시네마타운8/오전 11시30분

드니 코테의 영화를 보고 나면 묻고 싶어진다. 무엇이 이들을 이토록 황폐하게 만들었을까. 드니 코테는 거의 죽어 있는 것과 같은 인간의 몸짓을 잡아내며 그들이 사는 세상을 관처럼 그린다. 그러다 갑자기 희망의 빛을 일면 비추는가 싶으면 또 다시 사정없이 나락으로 떨어뜨린다. 드니 코테는 퀘백의 영화를 만들고 그 땅 안에서 사는 사람들을 그리지만 그 때 퀘백은 지도에 그려져 있는 그곳이 더 이상 아니다. 예컨대 캐나다의 감독 가이 매딘이 그의 조용하고 평화로운 고향 땅 위니펙을 세상천지에도 없을 이상한 눈의 나라로 만드는 것과 비견될 만큼 드니 코테는 퀘백의 여기저기를 돌며 이 곳을 위험천만하고 창백한 심지어 죽음의 그림자가 늘 어른거리는 땅으로 그려내고 있다.

첫 장면에서 콜레아라는 여자가 갑자기 경찰서로 들어와 “남편을 죽였다”며 고백하지만 우리는 그것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 이야기를 나머지 시간 동안 보게 될 것이다. 범죄를 저지르게 된 그 여자의 서사적 정황을 설명하는 것이 이 영화가 바라는 것은 아니다. 아니 그 서사적 내용은 거의 없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여기에는 마을에 위치한 두 집과 그 집에 사는 사내들의 긴장감과 그 사이에 있는 콜레아를 통해 마을에 떠도는 죽음의 공기를 포착하려고 한다. 전주영화제는 10주년을 맞아 영화제가 발견해낸 감독들의 신작을 올해 상영하고 있는데, 드니 코테의 <그녀가 바라는 모든 것>도 그 중 하나다.

관련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