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제소식]
“스리랑카 비자문제 영화보다 심각하다”
2009-05-07
글 : 정한석 (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
사진 : 오계옥
<마찬> 배우 다르마프리야 디아스와 기한 드 치커라

<마찬>은 다음과 같은 실화에 기초하고 있다. 스리랑카에는 핸드볼 협회도 없고 그 경기를 하는 사람도 보는 사람도 없지만 독일의 바바리아에서 열리는 국제 핸드볼 대회에 스리랑카 핸드볼 대표팀이 출전한 적은 있다. 어떻게 그런 일이 있나. 그들은 선수가 아니라 유럽으로 몰래 밀입국하려는 스리랑카 사람들이었다. 독일에 도착해서 실제로 3경기를 뛴 뒤 그들은 사라졌다. 2004년 10월의 일이다. 폐막작 <마찬>은 유머러스하지만 슬픈 영화다. 두 배우를 만났는데 다르마프리야 디아스(오른쪽)는 여기서 이 모종의 계획을 짜는 중심인물이다. 기한 드 치커라(왼쪽)는 조연이다. 주인공답게 다르마프리야 디아스가 주로 많은 답을 했다.

-영화 속에서 각자가 맡은 역할을 소개해 달라
=다르마프리야 디아스/극 중 이름은 스탠리. 계획을 짜고 팀을 대표하는 캐릭터다. 그는 낮은 계급인데도 독특하고 혁신적인 사람이다.
=기한 드 치커라/극 중 이름은 마노쉬. 영화 속 바텐더다. 하지만 독일로 가는 캐릭터는 아니다. 작은 조연이다.

-이 영화에 어떻게 참여하게 됐나
다르마프리야 디아스/둘 다 연극무대에서 많이 활동했다. 이 영화의 각본을 쓴 작가가 해보라고 하기에 오디션을 보게 됐는데 뽑힌 거다. 영화는 이것 말고 한편 더 했지만 개봉할 지는 잘 모르겠다(웃음)

-대중적인 장편영화의 연기를 해본 느낌은 어떤가
=스리랑카의 영화산업은 작다. 이 영화는 <풀몬티>를 제작한 우베르토 파솔리니의 감독작이므로 독일, 이탈리아 사람들과 일했다. 여러 나라에서 온 사람들이라 많은 점을 배울 수 있었다.

-<마찬>은 스리랑카에서 어느 정도 성공했나
=다르마프리야 디아스/스리랑카에서 100년 정도의 역사를 가진 극장에서 상영을 한다는 건 큰 의미를 갖는다. <마찬>은 그런 극장에서 상영했다. 지금은 다른 극장에서도 상영하는데 젊은이들이 세 번, 네 번씩 본다. 어떤 관객은 여섯 번이나 보았다. 어떤 사람은 불법다운로드까지….

-스리랑카의 <풀 몬티> 같은 느낌이다
=다르마프리야 디아스/그건 감독인 우베르토 파솔리니 때문에 그럴 것이다. 이 질문은 아마 감독이 대답할 수 있을 것이다.
=기한 드 치커라/내 생각에 이 영화는 웃음 속에 생각을 담는 영화다. 가슴으로 느끼고 머리로 생각하는 그런 영화.

-촬영 중 재미있는 일이 많았을 것 같다. 어떤 점이 기억에 남아있나.
=다르마프리야 디아스/스탠리가 오렌지를 파는 장면이 있다. 그런데 실제로 사람들이 영화를 찍는 줄 모르고 오렌지를 사기 시작했다. 영화 속의 장면은 실제 장면이다. 오렌지가 너무 싸다며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고 신호등이 바뀌었는데도 계속 모여 있어서 교통이 마비될 지경이었다. 그리고 또 하나는 몸무게를 많이 줄여야 했던 거. 특히 다른 사람들은 다 잘 먹었는데 나는 캐릭터 상 좀 말라야 해서 밥을 안 먹었다. 독일에 가서도 말이다. 게다가 감독은 계속 내가 먹나 안 먹나 주시하고(웃음).

-영화가 전하는 이야기가 유쾌하면서도 슬프다. 해외로 나가려는 스리랑카의 비자 문제 때문에 생긴 일이다. 우리가 아는 것보다 훨씬 심각한가
=다르마프리야 디아스/그렇다. 베니스 영화제에서 초청을 받았는데 비자 받는 게 너무 까다로워 가고 싶지 않은 생각까지 들었다. 스리랑카의 대통령은 스리랑카 국민이 자기의 나라를 떠나고 싶어 하는 것이 얼마나 가슴 아픈 일인지 잘 모르나 보다. 그들이 조국을 버리면서까지 행복이 보장되지도 않은 곳에 가는데 왜 신경을 쓰지 않는 건지 정말 안타깝다. 의사나 변호사 같은 계층은 다른 나라로 갈 때 비자 문제가 심각하지 않다. 하지만 보통 사람들은 너무 힘들다.

관련 영화

관련 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