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명: <춤추는 대수사선>
관람자: 강희락 경찰청장
지난 4월30일부터 5월2일까지 노동절과 ‘촛불 1주년’ 기념 집회 참가자들은 참담함을 금치 못했다. 합법적인 집회 신고는 거부당했고, 집회하겠다고 모이면 전원 구속하는 악순환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경찰은 집회 참가자들이 지하철 시청역으로 대피하면 12개 출구의 셔터를 모두 내렸고, 대범하게 종로3가역 안에서 최루액을 뿌리기도 했다. 그리하여 3일 동안 집회 참가자 중 221명은 현행범으로 체포됐고, 경찰과 검찰은 입건한 전원을 기소하겠다고 했다. 5일엔 우선적으로 ‘하이서울 페스티벌’ 개막 행사장을 점거한 혐의로 10명이 구속됐다. 이건 뭐, 범죄자와 전과자를 알아서 양산하는 사회?
영화 속 경찰 주인공이 너무 멋있다고 탄식을 하던 때가 있었다. 이를테면 <춤추는 대수사선>에서 주인공 아오시마 형사가 (그를 연기한 오다 유지의 길이가 유난히 훌륭하기도 했지만) 부조리한 관료조직과 엘리트 아나키스트 집단에 조목조목 건전한 논리로 대항하며 초인적으로 돌파하는 모습에 감동했었더랬다. 하지만 한국의 현실은…. 제복 페티시가 아니더라도 경찰이 멋있어 보이는 날이 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