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람자: 임채진 전 검찰청장,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
영화명: <GP506>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둘러싼 망언이 하루도 끊이질 않는다. 인간적인 고뇌로 평상심을 유지하기 어렵다며 사직서를 제출한 임채진 전 검찰청장은 “(표적 수사 논란에 대해)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은 천벌을 받을 것”이라고 힘주어 인터뷰했다. 그런데 한편,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은 비슷한 시기 “노 전 대통령이 BBK 수사에서 한 검찰에 대한 업보”라며 이번 서거를 정리하는 대담한 발언을 했다. 앞뒤 문맥을 살펴보니 한마디로 노 전 대통령이 2007년 이명박 대선 후보의 개인 비리 혐의가 연루된 BBK사건을 왜 적극적으로 수사하지 않냐며 검찰을 다그쳤기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것. 두 사람이 힘을 합쳐 팀킬을 하는 것도 아니고, 한마디로 노 전 대통령이 정치적 보복 내지는 인과응보를 맞이한 당연한 결과라고 자인한 꼴이 되어버렸다.
공수창 감독의 <GP506>은 조직에 몸바치는 자기 희생과 남들을 짓밟고서라도 살아남고자 하는 개인의 욕망이 뒤범벅되다가 결국 팀킬하고 마는 군인들을 좀비로 형상화시켰다. 왜 이게 오늘날 이토록 실감나게 다가오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