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인터뷰]
[가상 인터뷰] <터미네이터: 미래전쟁의 시작>의 존 코너와 카일 리스
2009-06-10
글 : 김도훈
내가 니 애비냐?

-부자를 모시고 인터뷰를 하게 되다니 영광입니다.
=존 코너: 그걸 지금 밝혀버리시면….
=카일 리스: 에? 뭐라고요? 존 코너씨가 제 아버지라고요?

-아니, 그게 아니라요….
=카일 리스: 저항군의 영웅이 제 아버지라니(감격에 겨워 울기 시작한다).

-카일씨. 진정하세요. 존 코너가 당신 아버지라는 말이 아닙니다. 존 코너는….
=존 코너: 이런 니미럴. 그걸 지금 말하면 어떡해요. 기자양반이 아주 시리즈의 역사를 무너뜨리려고 작정을 하셨구먼!
=카일 리스: 네? 시리즈의 역사가 무너지다뇨 아버님.
=존 코너: 전 당신 아버지가 아닙니다. 절 아버지라고 부르시면 안돼요.
=카일 리스: 아버니임. 왜 저한테 말을 높이고 그러십니까.
=존 코너: 아놔. 내가 니 아비가 아니라니까… 요.

-코너씨 이렇게 된 이상 비밀을 밝히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차피 이건 가상인터뷰라서 시리즈의 역사에는 손톱만큼의 해악도 끼치지 않을 거예요.
=존 코너: 젠장! 그럼 제 입으로 말하도록 하죠. 카일씨, 전 당신 아버지가 아닙니다. 당신이 제 아버지예요.
=카일 리스: 네? 헉… 그렇다면 LA 선셋대로 근처에서 하룻밤을 보냈던 그 여자의… 아닌데. 그게 아니죠. 액면가로 봐도 당신이 제 아버지가 되어야 하는게 맞잖아요.
=존 코너: 물론 액면가로 보면야 그렇죠.

-아이고 정신없어. 제가 간단하게 정리를 해드리죠. 가까운 미래에 존 코너씨는 타임머신으로 당신을 1980년대 즈음의 과거로 보낼 겁니다. 자신의 엄마인 사라 코너를 터미네이터 암살자에게서 보호하기 위해서죠. 그런데 거기서 당신은 사라 코너와 사랑에 빠지게 되고요. 결국 므흣한 하룻밤을 보내게 됩니다. 당신은 터미네이터를 물리치고 죽습니다. 하지만 사라 코너는 당신 아이를 임신하게 될 거고요, 그렇게 나온 자식이 존 코너입니다. 이제 좀 이해가 가십니까?
=카일 리스: 네? 제가 죽는다고요? 저 죽기 싫은데….
=존 코너: 아놔. 아버님 왜 이러세요. 지금 아버님이 죽고 사는 게 기자분 설명의 포인트가 아니잖아요. 포인트는 당신이 제 아버지가 된다는 겁니다.
=카일 리스: 제가 꼭 당신 아버지가 되어야 하나요? 다른 사람 보내는 건 어때요.
=존 코너: 아버님 이러시면 곤란합니다. 제가 목숨을 걸고 스카이넷 본부로 침투해서 당신을 구해낸 게 뭣 때문인데요. 아버님에게는 저를 낳아야 한다는 인류 최대의 목표가 있습니다. 부디 역사대로 행동해주세요.
=카일 리스: 제가 가든 다른 사람이 가든 별로 다를 건 없잖아요. 당신 어머니가 아들 이름을 존 리스가 아니라 존 코너라고 지은 걸 한번 생각해봐요. 이놈이든 저놈이든 정자만 실하면 괜찮다는 어머님의 뜻 아닐까요?
=존 코너: 휴 아버님. 아직 어리셔서 이해를 잘 못하시나본데요….
=카일 리스: 제가 어리긴 하지만 머리는 좋거등요?
=존 코너: 아버님, 그 말이 맞는데요 어쨌거나 좀더 생각을 진지하게 해보셔야….
=카일 리스: 싫어요 싫어. 딴 놈 보내요. 전 멀미도 심해서 타임머신 타는 건 무리라고요. 미안하지만 안되겠슴요.
=존 코너: 야. 너 가지마. 너 안 보내. 너 같은 놈 아비로 둘 생각없어. 미안하단 말도 필요없어. 너 프로 맞니? 프로 맞아? 너 이 쉐키 아마추어지? 응? 아마추어냐?

-존 코너씨… 갑자기 세트에서 성난 크리스천 베일 흉내를 내시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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