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세계의 관객을 만나다-델리] 해리 포터와 발리우드 사이
2009-08-12
글 : 신민하 (델리 통신원)

영국 식민지 시절 상가지역으로 건설된 코노트 플레이스(Connaught Place)의 곳곳은 최근 보수공사가 한창이다. 그 중심지에 위치한 플라자시네마는 1933년에 문을 열었다는 것을 믿을 수 없을 만큼 깔끔한 자태로 주말 관객을 맞이한다. 매주 금요일을 기점으로 상영 프로그램이 일제히 바뀌는 델리의 멀티플렉스들은 <해리 포터와 혼혈왕자>가 거의 모든 스크린을 접수한 상태였다. 발리우드영화를 보러 왔다가 <해리 포터와 혼혈왕자>를 보게 되었다는 22살 청년 야다브를 만났다.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이름은 야드브 쿠마르 야다브이고 22살이다. 학부에선 컴퓨터공학을 전공했는데 지금은 MBA과정에 다닌다.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다시 MBA과정을 밟게 된 계기가 있나.
=전세계가 경제위기에 직면했다더니 인도도 예외가 아닌가 보더라. 원래 졸업과 동시에 미국계 컴퓨터회사의 인도 지사에 입사하기로 했었는데 흐지부지됐다. 당장 직장을 구하기보다는 좀더 공부를 하는 것도 괜찮겠다 싶어 MBA과정에 들어가게 됐다.

-어떤 영화를 보고 나오는 길인가.
=발리우드영화를 볼까 하고 왔는데 <해리 포터와 혼혈왕자>와 <박물관이 살아있다2>가 거의 모든 시간을 점령했더라. 같이 온 친구도 나도 <해리 포터와 혼혈왕자>를 주저없이 선택했다. 어렸을 때부터 책으로도 접했던 터라 최신작이 궁금하기도 했고….

-영화는 어땠나? 인도에서 개봉된 판에는 삭제장면이 많은 것 같던데. 키스신이라든지….
=음, 뭐 기대만큼 스펙터클하지는 않았다. 전편들이 훨씬 재미있었던 것 같은데 어쩌면 어렸을 때 봐서 그랬을 수도 있고. 하지만 이번 편도 기술적으로 볼거리가 많았다. 스토리 라인이 좀 무거워진 것 같기도 했는데 그 역시 나름대로 괜찮았다. 주인공들이 그렇게 컸는데 마냥 귀여울 수만은 없겠지. (웃음) 사실 대부분은 학교에서 친구들과 컴퓨터로 영화를 보는데 한달에 두어번 찾아오는 극장에서 본 영화가 뭔들 재미있지 않았겠나 싶다. (웃음)

-발리우드에 최근 슈퍼스타가 주연한 영화가 안 나오는 때문인지, 요즘은 주말 극장가를 할리우드영화들이 점령하는 추세인데 이를 어떻게 생각하나.
=기술적인 면이나 스토리 라인의 치밀함에서 할리우드가 대단하기는 하다. 어느 관객이든 같은 돈 내고 볼거리가 많은 쪽을 택할 것 같고. 나 역시 발리우드영화 팬이라 자처하지만 가끔은 그 얘기가 그 얘기인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다. 하지만 발리우드영화도 발전하고 있다고 믿는다. 한국은 모르겠지만 아프리카나 중동, 동남아시아 등지에서는 나름대로 인기도 상당하고. 그런 면에서 발리우드도 세계영화의 다양성에 기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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